[부활하는 도시] 오타구 산업진흥협 사토 사무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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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소기업 대신 기반 (基盤) 산업이라 불러주십시오. " 오타구 산업진흥협회 사토 마사하루 사무국장은 중소기업 기술력이 오늘의 경제대국 일본을 이룩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새로운 상품을 대기업이 기획하면 설계나 정밀한 시제품은 오타구 기업들의 몫이었다.

- 불황 속에도 오타구 중소기업은 활기가 넘친다.

"기술력이 뒷받침되면 끄떡없다. 걱정이라면 2세들이 화이트 칼라가 되는 바람에 후계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산업공동화의 일종이다. "

- 후계자 양성을 위한 대책은.

"올해부터 테크노클리에이터 제도를 도입한다. 기능과 숙련기술을 갖춘 인력에 등급을 매기고 거주지와 근무처.경력 등을 조사해 네트워크화할 계획이다. 요즘에는 후계자들끼리의 연구모임과 이 (異) 업종 기술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

- 정부의 지원은.

"지금까지 없었다. 완벽한 공해방지 시설을 갖췄는데도 땅값 비싼 오타구에서 지방으로 쫓아내기 바빴다. 지난해부터 통산성이 이곳의 중소기업 3곳에 5천만엔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숙련기술과 도심 주변의 첨단 연구단지 필요성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

- 기업 규모가 너무 영세하다. 키울 생각은 없나.

"좋은 제품만 만들면 됐지 판매나 애프터 서비스는 대기업 몫이다. 2~3명 정도의 가족기업일수록 기술력은 더 뛰어나다. 가업 (家業) 성격이 너무 강해 목표관리 등 현대적 경영기법 도입에 한계가 있다는 게 문제다. 앞으로 시장조사와 경영현대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

- 거리기업의 생명은 무엇인가.

"제품 만들기에 대한 애착과 자긍심이다. 실패하더라도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무한한 기쁨을 느끼게 마련이다. 미국의 벤처정신과 마찬가지다. 이 정신을 잃게 되면 오타구 기업들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거품경제 붕괴와 최근의 금융위기는 일본의 제조기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한 단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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