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후쿠오카, 하나의 경제권으로 뭉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가 앞으로 3년안에 등장한다. 두 지역의 교통수단을 이용해 마음대로 오갈 수 있는 패키지 티켓도 나온다. 두 지역을 오가는 활어 운반선이 정기적으로 운항한다. 두 지역 우체국들이 특산품을 지역구분없이 판매한다.

부산과 일본 후쿠오카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뭉친다.

부산시는 후쿠오카시와 초광역경제권 형성을 위한 협력사업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3일 밝혔다. 국경을 초월한 지역 간 협력사업 합의는 동북아 지역에서 처음이다.

그동안 두 도시는 지난해 10월 부산·후쿠오카 초광역경제권 형성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40여 차례 관련기관 협의를 거쳐 23개 사업, 64개 과제를 확정했다.

광역 경제권 형성을 위해 ▶미래지향적 비즈니스 협력 촉진 ▶인재의 육성·활용 ▶두 도시 시민들의 자유로운 왕래를 위한 일상교류권 형성 ▶제도개선 양국 정부에 공동 건의 등 4가지 분야를 확정했다.

미래지향적 비즈니스 협력 촉진분야에서는 내년 3월 두 도시 시청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춘 경제협력사무소를 설치한다. 두 지역 공무원과 기업인들은 화상회의로 현안을 협의 할 수 있다. 경제협력사무소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CEO포럼 운영, 무역상담회 개최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인재 육성 활용분야에서는 두 도시의 26개 대학으로 조직된 컨소시엄을 만들어 공동연구를 벌이기로 했다. 각급학교의 수학여행을 교류하고 두 지역이 함께 사용할 초등학교 부교재를 개발한다.

일상교류권 형성에서는 두 지역이 사용할 전자화폐를 만들기로 했다. 전자화폐는 두 지역 공항과 항구, 관광지, 백화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두 지역을 오가는 항공과 선박편을 늘려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한다. 두 지역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패키지 티켓을 내놓는다. 두 지역의 도로와 공공기관, 음식점에 상대국 언어 표기를 늘리도록 한다.

이러한 사업들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두 나라 정부의 법적 뒷받침이나 제도개선이 필요한 분야는 공동으로 건의하기로 했다.

부산과 후쿠오카시는 두 지역을 묶는 광역경제권 형성을 목표로 삼고 나중에는 우리나라 동남권과 일본 큐슈 지역을 아우르는 초광역경제공동체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부산시 이영활 경제산업실장은 “교류 협력이 진행되고 있거나 추진하기 쉬운 분야의 사업부터 하나씩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두 지역 경제규모=두 지역을 합치면 인구는 506만, 지역 총생산(GRDP)은 1137억 달러다. 나아가 우리나라 동남권과 일본 큐수지역까지 합치는 초광역 경제권의 규모는 인구 2129만명, GRDP 5616억 달러에 이른다. 동북아시아의 발전축으로 성장시킬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게 부산시의 입장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