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리더] 아메리카 온라인 회장 스티브 케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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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치학과 출신. 졸업후 투신한 곳은 피자헛과 펩시, 프록터 앤드 갬블 (P&G) 등의 마케팅 담당. 컴퓨터에 푹 빠진 것은 2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1천7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지구촌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미국의 PC통신 업체 아메리카 온라인 (AOL) 의 스티브 케이스 (40) 회장의 이력이다.

대부분 공학도 출신인 컴퓨터 관련 기업 경영자들과는 영 딴판이다.

그런 그를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98년 최고의 경영자' 로 선정했고 타임 ( '사이버 공간의 주요 인물' ) 과 포천 ( '인터넷의 젊은 기업인' ) 도 그를 '주요 인물' 로 지목했다.

특히 그가 21세기 인물로 주목받는 것은 TV채널을 돌리듯 간편하게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새로운 정보통신 기기의 출현을 앞당길 인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스 회장이 AOL을 창업한 것은 26세 때인 85년. 흑백사진 한장을 내려받는데 (다운로드) 30분이나 걸려 불편하기 짝이 없던 때였다.

케이스 회장은 전세계를 컴퓨터를 통해 연결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세계를 구상했다.

이를 위해 '컴맹' 들을 집중 공략했다.

복잡한 명령어 때문에 온라인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어서 컴퓨터를 멀리 했던 초보 이용자들을 간단한 화면 구성과 큼직한 버튼으로 유혹했다.

그의 기업가 정신은 어린 시절부터 싹텄다.

불과 10세때 형 대니얼 케이스 (현재 투자은행 햄브레흐트 앤드 퀴스트의 최고경영자) 와 함께 관광객들에게 레모네이드를 파는 '벤처 기업' 을 설립했다.

11세때는 이를 확장, 잡화상을 열었다.

그는 스스로도 "나는 날 때부터 기업가였다" 고 말한다.

대학 졸업후 피자헛 근무 때는 매일 10조각의 피자만 먹으며 몇주 동안 신제품 개발에 매달려 근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케이스 회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MS) 회장과 자주 비교된다.

빌 게이츠가 자사 소프트웨어의 코드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면서 상업적 확장에 주력해온 것과 달리 그는 정보 공유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 네티즌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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