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위 두류정수장 터 어디에 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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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동의 두류정수장 전경. 지난달 25일 정수장이 폐쇄되면서 터의 활용 방안을 놓고 논의가 분분하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달서구 두류동 두류정수장. 지하철 2호선 감삼역에서 남동쪽으로 4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단독주택 밀집지역과 두류공원 사이에 위치한 두류정수장은 우거진 숲과 잔디밭이 어우러져 공원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이곳은 지난달 25일 문을 닫았다. 달성군 문산리에 건설 중인 문산정수장이 완공되어서다. 두류정수장은 1969년 1월 준공됐다. 낙동강 물을 관로로 끌어들여 정수한 뒤 중·남·달서구 8만5000여 가구에 공급해 왔다. 이에 따라 정수장의 전체 면적 15만8807m²가운데 수질연구소와 배수지(수돗물을 가정에 공급하는 시설) 2만4100m²를 제외한 13만4707m²(4만748평)가 빈 땅이 됐다. 도심에 새로운 땅이 생기면서 활용 방안을 놓고 논의가 분분하다.

◆시청사·학교에서 아파트까지=달서구는 이곳을 대구시청 새 청사 터로 사용하자고 제안한다. 시는 현 중구 동인동 청사가 좁아 연말께 ‘시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새 청사의 규모와 위치 등을 선정할 방침이다. 달서구는 두류정수장 터가 대구의 중심에 위치해 시청사 건립지로 적지라고 주장한다. 인근에 두류공원과 문화예술회관·야외음악당 등 문화시설이 있는 데다 지하철 감삼역과 가까워 시청사 입지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곽대훈 달서구청장은 “쾌적한 환경과 위치, 터의 면적 등을 고려하면 시청사 건립지로 가장 좋은 곳”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외국어대 부속 제2외국어고 유치 작업을 펴고 있는 달서구 출신의 한나라당 조원진 국회의원은 이곳을 학교 용지로 사용하자고 제의했다. 학교 용지로 5만㎡의 땅이 필요한데 이곳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아파트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두류정수장 부지와 함께 주변 단독주택지를 재개발해 아파트단지로 만들자는 것이다. 도서관 등 문화시설 건립을 주장하는 주민도 있다.

◆고민하는 대구시=대구시는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구청마다 시청 유치전에 나설 것을 우려해 현 시청 앞 주차장 터에 새 청사를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교 용지로 사용할 경우 나머지 땅의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이다. 아파트 용지로 매각하면 최소 1000억원 이상 수입이 생기지만 위치 등 땅의 가치로 볼 때 아파트를 짓는 것은 너무 아깝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시는 터의 활용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의뢰할 방침이다.

홍권삼 기자 ,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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