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배우 장진영 끝내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위암으로 1년간 투병해 온 영화배우 장진영(사진)씨가 1일 오후 숨졌다. 38세. 장씨의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장진영씨가 1일 오후 4시4분쯤 서울성모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9월 건강검진을 받던 중 위암 발병 사실을 알게 됐으며, 그동안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한때 상태가 호전되는 듯하며, TV 프로그램을 통해 침술사인 구당 김남수씨에게 치료받은 과정을 내보내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사업가 김모씨와의 열애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씨는 지난달 상태가 악화돼 다시 입원했으며, 암세포가 몸 전체로 전이돼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 측은 “지난달에 이미 모든 치료를 중단하고 가족과 함께 마지막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던 장씨는 지난달 31일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때 이미 의식불명 상태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상명대 의상학과 재학 중이던 1992년 미스코리아 충남 진에 뽑히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CF 모델을 거쳐 97년 드라마 ‘내 안의 천사’로 연기 데뷔했고 이어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순풍산부인과’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에서는 조연급이었던 그는 99년 스크린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세련된 외모와 연기력을 갖춘 대표급 여배우로 떠올랐다. ‘반칙왕’ ‘소름’ ‘국화꽃 향기’ ‘싱글즈’ ‘청연’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등 화제작에 잇따라 출연했다.

탁월한 패션 감각과 도회적 이미지의 CF 스타로도 각광받은 장씨는 2000년대 새롭게 도약한 한국 영화가 찾은 새 여성상이기도 했다.

장씨는 각종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공포영화 ‘소름’과 밑바닥 인생을 그린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두 차례 받았다.

또 ‘소름’으로는 2002년 포르투갈 판타스포르토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영화대상 여우주연상(2006),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2006), 대한민국 영화대상 여우주연상(2006) 등도 차지했다.

한동안 영화에 전념했던 장씨는 2007년 SBS 드라마 ‘로비스트’로 TV 드라마에 컴백했고, 이 작품이 마지막 출연작이 됐다. 빈소는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4일 오전이다.

양성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