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송공석 사장 고대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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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회사를 운영하며 많은 경험과 지식을 얻었지요. 이젠 새로 경영이론을 배워 경영에 접목해보고 싶습니다."

업계에서 '절수(節水)박사'로 통하는 50대 사업가가 대학에 입학했다.

고려대는 13일 '정원 1명'을 뽑는 2005학년도 수시 1학기 특기자 전형에서 9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와토스 코리아의 송공석(52)사장이 이 대학 경영학과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송 사장은 31년간 수도꼭지나 양변기에 사용할 수 있는 절수장치 90여 종을 개발했다. 이 덕에 1973년 자본금 5만원으로 설립한 회사는 지난해 매출 148억원.순이익 33억원의 우량 중소기업으로 컸다. 지난해 국내 양변기 부품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송 사장을 '수험생'으로 만든 것은 그의 식지 않은 향학열 때문이다.

"66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가난한 유년기를 살아온 그는 2003년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그해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올해엔 대입검정고시를 통과했다. 송 사장은 그동안 제품을 하나 팔 때마다 50원씩 적립, 매년 총 이익금의 1% 이상을 복지 시설에 내기도 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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