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입학 공부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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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경기·한국 과학영재학교의 2010학년도 합격자가 발표됐다. 각 영재학교는 지난해보다 한층 강화된 심층면접을 통해 과학적 잠재력과 영재성을 갖춘 학생을 뽑는데 중점을 뒀다고 선발 배경을 밝혔다. 합격생들을 만나 영재학교 입학 비결을 들었다.


“많은 대회출전 경험이 공부재미 붙여”
경기과학영재학교 합격
이동우(15·경기성남 서현중3)군

“묻는 범위가 너무 넓어 어렵게 느껴졌지만, 학교 과학수업 때 배운 지식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어요. 창의적인 사고력으로 대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충남 공주 계룡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군은 많은 자연 생물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왔다. 어머니 최영주씨는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며 함께 자료를 찾고 관찰일기도 쓰면서 호기심을 키워줬다”고 말했다. 초·중학교 땐 안 나간 경시·경진·탐구대회가 없을 정도다. 이군은 “많은 출전 경험이 과학 공부의 재미를 더 키워줬다”고 말했다. 중1때 들어간 학교 영재학급에서는 과제연구와 보고서 작성·발표를 배우면서 실력을 길렀다. 이군은 “어릴 적 체험 때문에 교과 공부가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며 “이를 자기소개서에 써 면접을 치렀다”고 말했다.

“어려운 수학문제 풀며 쾌감, 진로 발견”
한국과학영재학교 일반전형 합격
손범준(14·서울을지중2)군

“과학캠프(심층면접)때 수학 문제 중 못 푼 문제가 있어 고심했는데, 면접관 앞에서 칠판에 쓰다가 실마리가 떠올라 풀어냈죠. 그 때 아슬아슬한 기분이 지금도 생생해요.”  

손군은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영재학교 입학의 꿈을 키웠다. 그런데 처음 학원 영재학교대비반에 들어가려고 했을 때 학원 수강을 거절당했다. 수학 10-가·나를 떼지 않고 오면 영재반 진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 때부터 손군은 ‘오기와 끈기’로 수학실력을 키웠다. 이해를 못한 부분은 스스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보충했다. 문제가 안 풀리면 2~3 시간을 버티고 앉아 고민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손군은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푼 뒤 느끼는 쾌감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며 “신문과 잡지의 과학기사를 읽으면서 상식을 넓힌 것도 과학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동도서관 버스를 이용해 책 접해”
한국과학영재학교 입학사정관전형 합격
한태희(15인천 부평 산곡여중3)양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독서하고 대화하며 글을 쓴 경험이 큰 힘이 됐어요. 과학캠프때 작품을 감상하고 자기 의견을 정리·발표하라는 과제나, 수학·과학 문제에 대해 면접관과 대화하는 평가가 어렵지 않았죠.”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올해 처음 실시한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한양은 합격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독서와 글쓰기를 꼽았다. 한양은 마을을 찾아오는 이동도서관 버스를 이용해 책을 접했다. 빌린 책을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읽고 내용에 대해 얘기하는 일이 매일 이어졌던 것. 한양은 “이동도서관 사서 아저씨가 권해준 수학귀신을 읽고 수학의 원리를 깨닫는 순간 과학자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 윤미수씨는 “아이와 함께 한 글쓰기 연습이 논리력과 발표력을 키우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

< 사진=김진원 기자 jwbest7@joongang.co.kr >


[사진설명]
과학영재학교 합격 비결을 묻는 질문에 (왼쪽부터) 손범준군은 '수학공부의 재미발견'을, 한태희양은 '과학독서와 글쓰기'를, 이동우군은 '대회출전 경험을 통한 실력 쌓기'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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