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산 미화원 29명 불우이웃 위해 '본격' 봉사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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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8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파주시문산읍문산2리산8 야산자락에 자리잡은 10평 규모의 슬레이트집. 소년가장 조은현 (趙恩鉉.17.중2 중퇴) 군이 동생 은주 (恩周.14.초등학교 6학년) 양과 단둘이 생활하는 이곳에는 모처럼 훈훈함이 넘쳤다.

자신들을 친자식처럼 돌봐주는 파주시문산읍사무소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찾아와 보일러와 도배.장판을 점검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 며 격려해줬기 때문이다.

이 집은 이인배 (李仁培.56) 씨 등 미화원 7명이 지난 93년 인근 교회의 성금으로 손수 지어준 것으로 미화원들은 지난달 사흘에 걸쳐 보일러를 놓아주고 도배와 장판까지 해줬다.

趙군은 "힘든 청소 일을 하시느라 피곤할 텐데도 불구하고 돌보아 주셔서 너무 고맙다" 고 말했다.

이같이 이웃사랑을 펼치고 있는 환경미화원은 모두 29명. 지난 93년부터 재활용품을 팔아 불우이웃을 돕다 지난해 12월초부터는 아예 '작은 사랑 나눔센터' 를 차려놓고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용접.배관.보일러시공.미장.목공.도배 등의 기술을 가진 5명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지난 2개월 동안 35가구의 어려움을 덜어주었다.

지난 연말에는 재활용품을 팔아 마련한 1백만원으로 소년소녀 가장 23가구에 쌀 20㎏ 씩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일할 수 있는 힘은 있다" 며 "어려운 처지의 이웃이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돼있다" 고 말했다.

문의 0348 - 953 - 3002.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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