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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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승호들은 웃고, 전준호들은 울었다.

12일 프로야구에선 동명이인 이승호가 선발 등판한 LG와 SK가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반면 투수와 외야수 전준호를 둘 다 선발 출장시킨 현대는 졌다.

'큰' 이승호(28.사진(上))가 선발로 나온 LG는 잠실에서 한화를 7-0으로 꺾었다. 시즌 첫 5연승. 이승호는 1회 삼진 두개를 잡아내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그리고 이후 6이닝 동안 한화 타선을 2안타.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시즌 8승. '닥터K'답게 삼진 7개를 잡으며 탈삼진 경쟁에서도 3위로 올라섰다.

LG 타선도 화끈했다. 0-0이던 2회 알 마틴과 최동수가 연달아 홈런을 쳐 기선을 제압했다. 3회엔 안타 네개와 희생플라이 두개를 엮어 5-0으로 달아났다. 그리고 5회엔 이병규와 김재현이 잇따른 홈런으로 승부를 갈랐다. 한팀의 '랑데부 홈런' 두개는 올 시즌 첫번째이자 국내 프로야구 통산 아홉번째다.

'작은' 이승호(23.(下))를 앞세운 SK도 문학에서 현대에 값진 승리를 얻었다. 4-2. SK는 4위로 껑충 뛰었다. 이승호는 3회까지 현대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그 사이 타선도 2회 김기태의 솔로 홈런과 3회 1사 2루에서 나온 이진영의 적시타로 1점씩을 뽑아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현대의 '거포' 심정수는 4회와 6회 연타석 솔로 홈런포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균형이 깨진 건 7회. SK는 현대 투수 전준호의 수비실책으로 얻은 무사 2, 3루의 기회 때 조원우가 희생플라이를 쳤다.

그리고 현대 수비수들의 악송구를 틈 타 한꺼번에 2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덕분에 이승호는 시즌 10승과 함께 '동명이인 선발승 1호'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오랜만에 선발등판한 현대 투수 전준호(29)는 6.2이닝 5안타로 잘 던지고도 실책 두개에 패전투수가 됐고, 톱타자 전준호(35)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남궁욱 기자

◇12일 전적
L G 7-0 한 화
S K 4-2 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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