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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구미장외집회'로 또 정국 긴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나라당은 경남 마산에 이어 31일 경북 구미에서 현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강행했다.

여당은 이를 반개혁적 선동정치라며 비난하는 한편 당정 고위관계자들이 현지에 내려가 부당함을 국민에게 적극 홍보키로 하는 등 강력 대처키로 해 여야 정면대치상황은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구미공단 운동장에서 1만8천여명 (경찰추산 1만) 의 시민.노동자 등이 모인 가운데 '김대중 정권 국정실패 및 부당빅딜 규탄대회' 를 갖고 대기업 빅딜의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여권이 추진중인 정계개편을 강력 비난했다.

이날 대회에선 마산때 보다는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일부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은 지역감정을 부채질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회창 (李會昌) 총재는 "현정부가 여야 총재회담을 하자고 해놓고 우리당 의원들을 빼내 정계개편을 하려하고 있다" 고 비판한 뒤 "야당을 파괴해 정계개편하려는 의도를 포기한다면 내일이라도 대통령을 만나 정국현안을 한꺼번에 타결할 의사가 있다" 고 밝혔다.

李총재는 또 "김대중 대통령은 안기부 정치사찰과 검찰을 정치시녀화했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 고 요구했다.

박근혜 (朴槿惠) 부총재는 "우리 경제의 수출전선이었던 구미가 망가지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면서 "아버지인 박정희 (朴正熙) 대통령께서 키운 구미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부당한 대기업 빅딜을 중단하라" 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특정지역을 중점적으로 돌면서 대안없이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노조까지 끌어들여 당리당략에 이용하는 것은 무책임한 선동정치" 라고 비난했다.

또 "지역감정 선동에 이어 노동자들을 선동하는 반국가적.반국민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것은 불행한 일" 이라고 지적했다.

자민련 심양섭 (沈良燮) 부대변인은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구미대회를 강행한 것은 정치적 이득만을 취하기 위해 나라를 분열시키는 망국적 행위" 라고 매도했다.

구미 =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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