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환갑.돌잔치 허리휘어 검소한 가족모임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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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경제사정이 어려워 '국난' 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생존 자체가 힘겨운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격식과 체면을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시간적.경제적으로 소모하고 있다.

부모님 환갑잔치를 위해 형제들끼리 적금을 붓는가 하면 아이들의 돌.백일때문에 고민을 하기도 한다.

이제 환갑이 장수의 기준도 아니고 백일을 넘기기 전에 돌림병으로 사망할 확률도 미미하지만 호텔이나 식당을 빌려 밴드를 부르고 해외여행이라도 보내드리는것이 통례처럼 돼 버린지 오래다.

부모님이 건강하게 환갑을 맞으신것에 대한 감사보다는 수백만원의 목돈마련에 한숨 쉬는 이웃이 우리주변엔 너무 많다.

대개의 주말을 예식장과 잔치집 순례로 보내노라면, 몸도 마음도 주머니도 고달프기만하다.

준비를 하는 쪽이나 초대를 받는 쪽이나 무리가 가는 격식을 차려야만 과연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것일까. 진정한 의미의 효도와 자식사랑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친지나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는 잔치 대신에 조촐하게 차린 음식을 들며 지금까지의 화목에 감사하고 내일을 기약하는 가족끼리의 정다운 자리로 바뀔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식세대는 물론 부모님세대에도 결코 그것이 부끄럽거나 불효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야 할 때다.

김미성 <주부.인천시계양구오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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