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한 길 뚫리자 '땅값 체증'도 풀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부동산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자 최근 개통됐거나 준공예정인 도로변 준농림지 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통구간은 이미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교통발달에 따른 수요증가로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착공예정인 곳은 땅값이 적게 올라 장기투자 대상으로 적격이다.

신설구간은 지방도로급에서나 찾을 수 있고 교통량이 많은 국도는 대개가 4차선 확장구역이다. 도로는 확장만 돼도 그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서울에서 경기도 양평간 국도를 보자. 왕복 2차선일때는 차량이 지체돼 투자 메리트가 크게 떨어졌으나 최근 4차선으로 넓어지면서 이 일대 부동산의 활용도가 커졌다. 서울에서 접근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물론 IMF한파로 전원주택단지 등은 지금도 위축돼 있고 특히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카페.음식점 등 전원 부동산 투자상품은 여전히 냉냉하지만 그동안 수요가 별로 없었던 도로변 준농림지 등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부쩍 많아졌다.

도로가 확장되면 교통이 막히지 않아 그만큼 통행량이 많아진다. 차량수요가 증가하면 장사할 일감도 생기게 마련이다. 기존 시가지 우회도로 신설 구역도 눈여겨볼 만한 대상. 어느정도 지나면 우회도로 주변이 시가지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도로변은 다소 침체될 수도 있으므로 그런 지역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개통및 예정도로 = 지난해 전국에서 확장된 국도는 모두 4백㎞. 이중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곳은 교통량이 많고 개발 잠재력이 큰 수도권과 도시주변. 우선 ▶서울~양평 ▶이천~여주 ▶일죽~장호원 ▶남원~순천 ▶안중~만호 ▶신평~영인구간 등이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우회도로 개설지역은 주로 읍.면급 도시로 ▶장계 ▶진부 ▶병점 ▶청도 ▶고부 ▶운주 ▶원주 ▶학산 ▶만승 ▶화성 ▶대덕 등이 그 대상이다. 올해는 ▶양평~용문 ▶발안~반월 ▶여주~강천 ▶문막인터체인지~원주 ▶장항~당선 ▶문막~강천 등 총27곳이 확장되며 ▶부북▶ 산외 ▶건천 등 모두 12건의 우회도로가 개설된다.

용문에서 홍천까지는 2000년 이후 완공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서울~홍천간 교통이 좋아져 전원주택단지 개발이 그만큼 활발해진다.

◇ 올해 착공구간 = 착공구간은 ▶두포~천천 ▶일동~이동 ▶일동~영중 ▶원정~우정▶언양~인보 등 22건이 확장되는데 개통날짜는 각기 다르다. 읍.면급 우회도로는 ▶김포 ▶여주 ▶화천 ▶귀래 ▶홍성남부 ▶진동 ▶창녕서부 등 16곳이다.

국도급 대체우회도로는 ▶의정부 ▶원주 ▶충주 ▶남원▶진주 등 9건이 있으나 이 도로는 기존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자동차 전용도로 건설된다.

◇ 개발예상 상품 = 도로소통이 좋아지면 도로주변에 주유소.음식점 등이 들어서게 마련이다. 특히 관광지 통과지역은 단순 통과보다 잠시 휴식.주변 관광 수요도 늘어 개발이 더욱 촉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물론 단순 통과지역의 경우 개발이 더디지만 그래도 주변 땅의 활용가치가 커져 그만큼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존 동네주변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마을이 점점 커지면서 일대가 새로운 시가지로 발전될 수도 있기 때문.

올해 착공구간은 단기투자로는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장기투자 대상으로는 적격이다. 읍.면지역 우회도로 건설지역도 관심지역. 기존 도시가 이곳까지 확장되고 특히 우회도로로 교통량이 몰리면서 주변에 개발붐이 일 가능성이 크다.

도로에서 다소 떨어졌더라도 강변이나 경관이 좋은 곳은 상황이 달라진다.

서울 인근지역의 경우 전원주택이나 소규모 휴양촌 건립부지로 활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개발상품으로는 주유소나 음식점 부지가 가장 수요가 많다. 간혹 러브호텔 등 숙박시설 수요도 생기고 조각공원 조성도 생각해볼 만하다.

◇ 주의점 = 도로개설지역이라고 다 좋은 곳은 아니다. 단순 통과지역은 일단 피하는게 좋다. 속도내기 좋은 곳이나 주변에 개발 잠재력이 전혀 없는 곳은 투자가치가 떨어진다.

수도권의 경우 준농림지 규제가 많아 개발허용 여부를 철저히 체크하는 일도 잊어서는 안된다. 우회도로 중에서 시가지와 너무 떨어진 곳이나 지형상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은 피하는게 좋다.

특히 올해 착공되는 국도대체 우회도로는 자동차전용도로로 건설되기 때문에 피하는게 좋다. 통행량이 적은 곳도 요주의 대상. 통행량이 적다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한적한 곳은 드라이버 코스로 적격일 수 있어 이런 지역엔 카페나 숙박시설 등이 들어설 가능성도 많다.

수도권 일대 한적한 곳이 개발된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통행량이 적으면 장사가 안돼 투자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최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