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현충사 왜 갔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가 휴일인 10일 충남 아산의 현충사와 예산의 선영을 찾았다.

그의 선영 방문은 소위 '총풍 (銃風)' 이 터진 지난해 10월 1일에 이은 1백여일만의 일이다.

그는 "그동안 한치 여유없이 혼미하게 지낸 탓에 머리도 식힐겸…" 이라는 방문배경을 밝히기는 했지만 실제는 11일부터 본격화 할 대여 (對與) 장외투쟁을 앞두고 전의 (戰意) 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가 현충사에서 '진충보국 (盡忠報國)' 을 화두 (話頭) 로 던진 것도 결연한 의지를 읽게 하는 대목. 李총재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생활신조였던 이 말을 방명록에 남긴 뒤 "중앙정치가 어지러울때 홀로 몸을 던져 나라를 구한 충무공처럼 우리도 모든 것을 던져 국가와 겨레를 지키자" 고 당원들을 독려했다.

즉석 기자간담회에서도 강공일색의 톤은 그대로 이어졌다.

그는 우선 장외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일방적이고 오만한 여당의 정국운영에 맞서 국민에게 우리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원외활동 병행이 불가피하다" 는 것이다.

"정국 혼란의 원인에 대한 성실한 개선 조치없이 말로만 하는 대화 제의는 고려의 여지가 없다" 며 여권의 대화 제의를 일축했다.

李총재는 529호실 사태와 관련된 사무처 직원 3인의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된 데 대해선 역공의 실마리를 찾은 듯 고무된 표정이었다.

"집권자의 무모한 권력전횡의 시도가 꺾인 것" 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그는 "법원의 이같은 판단에도 불구하고 의원과 당직자들에 대한 소환요구가 되풀이 된다면 국민의 지탄을 받을 일" 이라고 경고했다.

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