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가 휴일인 10일 충남 아산의 현충사와 예산의 선영을 찾았다.
그의 선영 방문은 소위 '총풍 (銃風)' 이 터진 지난해 10월 1일에 이은 1백여일만의 일이다.
그는 "그동안 한치 여유없이 혼미하게 지낸 탓에 머리도 식힐겸…" 이라는 방문배경을 밝히기는 했지만 실제는 11일부터 본격화 할 대여 (對與) 장외투쟁을 앞두고 전의 (戰意) 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가 현충사에서 '진충보국 (盡忠報國)' 을 화두 (話頭) 로 던진 것도 결연한 의지를 읽게 하는 대목. 李총재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생활신조였던 이 말을 방명록에 남긴 뒤 "중앙정치가 어지러울때 홀로 몸을 던져 나라를 구한 충무공처럼 우리도 모든 것을 던져 국가와 겨레를 지키자" 고 당원들을 독려했다.
즉석 기자간담회에서도 강공일색의 톤은 그대로 이어졌다.
그는 우선 장외투쟁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일방적이고 오만한 여당의 정국운영에 맞서 국민에게 우리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원외활동 병행이 불가피하다" 는 것이다.
"정국 혼란의 원인에 대한 성실한 개선 조치없이 말로만 하는 대화 제의는 고려의 여지가 없다" 며 여권의 대화 제의를 일축했다.
李총재는 529호실 사태와 관련된 사무처 직원 3인의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된 데 대해선 역공의 실마리를 찾은 듯 고무된 표정이었다.
"집권자의 무모한 권력전횡의 시도가 꺾인 것" 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그는 "법원의 이같은 판단에도 불구하고 의원과 당직자들에 대한 소환요구가 되풀이 된다면 국민의 지탄을 받을 일" 이라고 경고했다.
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