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쌀 그냥 팔면 2만원, 술 빚으면 21만원 되는 게 먹을거리 산업”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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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 12면

천안은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다. 삼거리와 능수버들, 흥타령으로 유명하다. 소득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가변동률’이 아산·성남·평택에 이어 전국 4위다. 행정복합도시와 아산 신도시 등 개발 붐을 탔다. 인구 50만 명 이상의 대도시 12곳 중 재정자립도 2위다.

다음 달 웰빙식품 엑스포 여는 성무용 천안시장 인터뷰

인구 55만 명의 천안시가 요즘 웰빙식품과 마라톤 바람에 휩싸여 있다. 다음 달 개최되는 ‘2009웰빙식품엑스포’(9월 11~20일)와 천안흥타령축제(9월 23~27일)를 앞두고서다. 천안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외적 팽창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2002년부터 7년째 천안시를 이끌고 있는 성무용(66사진) 천안시장을 21일 시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천안을 ‘건강과 춤 문화의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웰빙식품 엑스포를 여는 이유는.
“21세기의 화두는 먹을거리다. 고부가가치의 미래 식품산업 육성은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길이다. 국제적으로도 식품산업의 연간 거래액이 4조 달러를 넘는다. 이게 정보기술(IT) 분야를 능가하는 차세대 신성장 동력사업이 될 수 있다.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생산·가공·유통의 전 단계가 산업화돼야 한다. 쌀 10㎏을 팔면 2만원을 받지만 떡으로 만들면 12만5000원, 술로 만들면 21만원을 받는다. 10배의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천안은 도농복합 도시다. 국내 최대의 웰빙식품 물류단지로 만들겠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 멜라민 파동, 학교 급식 사고 등 끊이지 않는 먹을거리 파동을 겪으면서 안전식품을 내놔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전통식품을 산업화한다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리가 외국에 자랑할 수 있는 식품이 장류다. 간장·된장·고추장이 효자 산업의 원료다. 천안에 많은 IT 기업과 식품산업을 접목시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내 첫 우주인 이소연씨처럼 우주인들이 먹는 우주식품산업이 대표적이다. 천안의 전통 장류 중에 ‘빠금장’이란 게 있다. 짜지 않아 국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된장이다. 150년 숙성 간장, 함안 조씨 전통 간장 등도 엑스포 기간에 선보인다. 한국 전통식품이 웰빙식품이다. 한식의 세계화가 먼 데 있지 않다. 충북 오송바이오단지와 연계, 천안 동부지역에 미래 식품산업을 주도할 53만㎡(16만여 평) 규모의 바이오산업
단지를 2015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명품 건강 도시를 어떻게 만드나.
“웰빙식품 산업화뿐 아니라 친환경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3년간 578억원을 투자하는 ‘천안판 청계천 복원 사업’이 현재 진행 중이다.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천안천과 원성천을 되살리는 것이다. 1단계 원성천 3㎞ 구간의 둔치에 10리 길 산책로와 자전거 길이 생겼다. 올해로 6년째인 천안흥타령축제는 전 세계 18개국의 춤 공연단이 참가한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이 관람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최우수 축제로 선정됐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시립박물관을 개관했고 올해는 중부권 최대 규모의 천안축구센터를 완공, 시민 휴식공간으로 개방했다.”

-천안시가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받은 건강도시와 안전도시 인증은 뭔가.
“장기간에 걸쳐 시행할 보건혁신프로그램을 제출한 것이 평가를 받은 것이다. 천안시민 55만 명의 평균 수명이 현재 79.1세인데 이를 100세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골자다. 범죄·자연재해·산업재해로 인한 피해를 지속적으로 줄이는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KTX 천안아산역에 가면 천안아산 범죄예방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천안 지역 250곳, 아산 지역 150곳에 설치된 CCTV 400대가 비추는 우범지역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새로 경찰청장이 취임하면 반드시 들르는 명소가 됐다.”

-이봉주 마라톤은 어떻게 유치했나.
“이 선수의 고향이 천안시 직산면인데 양평시와 홍성군에서 그의 이름을 딴 마라톤 대회를 몇 년째 하고 있다. 최근 40번째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것을 기념하고 마라톤 꿈나무를 기르자는 모교(천성중학교) 총동창회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올해는 하프 마라톤이지만 내년엔 풀코스도 열겠다. 5000명 정원인 참가 신청이 이미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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