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봉 '유금강산기' 친필본 또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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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조선중기의 명필 석봉 (石峯) 한호 (韓濩) 의 '유금강산기 (遊金剛山記)' 친필본이 경북 의성에서 또다시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유금강산기' 는 한지에 '유금강산권 (卷)' 이라 적혀 있는 가로 23㎝, 세로 33㎝의 시화첩으로, 당대의 명문장가 최립 (崔립) 의 글에 명필 한석봉의 글씨, 당대 대표적 묵죽화가 이정 (李霆.1541~1622) 의 대나무 그림 4폭이 함께 실려 있는 이른바 '해동삼절첩 (海東三絶帖)' 이다.

또 1백33년 뒤 실학자인 성호 (星湖) 이익 (李瀷) 이 이 여행기를 보고 덧붙인 감상문도 함께 붙어 있어 지금까지 발견된 것보다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삼절첩은 강원도 관찰사 이광준 (李光俊) 의 13대 후손 이종남 (李宗男.48.의성군 거주) 씨가 가보로 보관해오던 것이다.

전체 48쪽중 앞부분 16쪽은 최립과 한석봉의 금강산 유람기에 이호민이 동행하지 못한 애석함을 실었으며 가운데 6쪽은 이정의 대나무 그림을 배치했다.

또 뒷부분 18쪽은 한석봉이 같이 금강산을 여행했던 강원도 관찰사 이광준을 위해 다시 글씨를 썼고 이익은 마지막 4쪽에 이들의 금강산 여행이 신선과 같이 느껴진다는 감상을 실었다.

경북대 남권희 (南權熙.문헌정보학) 교수는 "금강산을 놓고 당대의 문장.서.화 3대가가 솜씨를 겨룬 완벽한 합작품" 이라고 평가했다.

의성 =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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