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의사, 남녀교사 400명 다리 만진 사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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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강남연세흉부외과 김재영 원장(46)은 무려 400명의 일선 교사의 '다리'를 만진 의사다.

김 원장이 남녀를 불문하고 수업 내내 서 있는 교사들의 다리를 무료 검진한 지 올해로 4년 째다.

김 원장은 국내 몇 안되는 ‘하지정맥류’ 전문의. 국내 최초로 하지정맥류 혈관경화요법과 혈관 레이저 수술을 도입했고, 레이저 정맥류 수술 역시 최초 시술했다.

하지정맥류는 교사, 백화점 점원 등 장시간 서있는 직업군에서 다리혈관이 피부 밖으로 노출돼 보이는 질환이다.

다리가 뻐근하고 피곤하며 조금만 걸어도 힘에 부치거나 잠을 잘 때 쥐가 자주 나는 증상을 동반하지만 당장 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주대학교 흉부외과 교수를 역임한 그는 대학병원에서 하지정맥류를 전문적으로 치료, 연구하던 교수진을 함께 지난 2002년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한 혈관전문병원을 개원했다.

지금까지 1만 5000여건의 수술을 맡는 등 국내에선 인식이 부족했던 하지정맥류에 대한 대중화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비교적 작은 질환이지만 국내에서도 고통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환자 한 분 한 분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하지정맥류"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하지정맥류의 심각성 및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알릴 예정이란다. 특히 지난 200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무료 검진은 앞으로도 지속하면서 여건이 허락하면 교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병이기 때문에 앞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길 원한다"면서 "하지정맥류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상식들을 고쳐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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