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송년 문화계브리핑]음악…기획력 부재 객석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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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올해 경기침체로 음악공연에 대한 대기업의 협찬이 지난해의 10%에도 못 미친 가운데 외국 아티스트와 연주단체의 내한공연이 연이어 취소됐으며 대관신청도 지난해보다 30%가 줄어들었다.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공연장들은 내한공연의 공백을 메울 만한 기획공연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슈퍼스타급 독주자 및 외국 유명 교향악단의 내한공연과 개인 독주회로 양극화돼 있던 음악계의 구조적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한해였다.

대형 공연장 대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민간 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는 협연자가 3명 심지어는 6명까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세종문화회관.예술의전당이 갖추고 있는 연주공간이 2천석이 넘는 대강당 (콘서트홀) 과 3~4백석 규모의 소강당 (리사이틀홀) 으로 양분돼 있는 구조적 문제점 때문이다.

국내 중견 연주자나 체임버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객석을 채울 수 있는 1천석 내외의 중형 공연장이 부족하다는 것. 공연장의 크기는 공연물의 질과 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내악은 물론 피아노 반주의 독창회도 유명 성악가가 아니면 큰 무대에 설 수 없어 불가피하게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동반하는 외화내빈 (外華內貧) 의 무대를 꾸밀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청중을 끌기 위해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는 '코믹음악회' (18일 예술의전당)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예술의전당 기획공연으로 자리잡았다.

클래식 공연의 대관이 줄어든다면 예술의전당도 클래식 공연보다 대중가수 공연에 문호를 개방할 수 밖에 없다.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상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일년중 한달간 15회 공연한 것을 가리켜 '페스티벌' 이라고 이름붙여야 하는 현실이다.

▶올해의 아티스트 = 피아니스트 백건우. 라벨 전곡 연주회.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곡 출반.강석희 '피아노협주곡' 세계초연.

▶가장 규모가 컸던 이벤트성 공연 = 한국오페라50주년 기념축제. 5편의 오페라 하이라이트를 4명의 지휘자, 1백여명의 성악가가 연주.

▶데뷔무대를 빛낸 신예들 = 소프라노 김수연.김유섬, 테너 김재형, 바리톤 우주호.정태운, 지휘자 강석희.이병현, 피아니스트 미아정,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옥.

▶최다 유료관객 동원공연 (1일 평균)

▷콘서트 = 러시아내셔널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피아노 백건우, 2천1백20명)

▷독주회 = 피아니스트 아슈케나지 (1천9백42명)

▷오페라 = 98오페라페스티벌 (1천2백74명)

▷국악 = 완판창극 '춘향전' (8백10명) .

▶새로 개관한 공연장 = 울산현대예술관 (9백70석).영산아트홀 (7백10석).아트선재센터아트홀 (2백50석)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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