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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사고 연발 문책 따를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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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군 (軍) 폭발물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민.군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대형 사고가 이어지면서 심각한 기강 (紀綱) 해이에 대한 국민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12일간 폭발물 사고를 비롯한 9건의 각종 안전사고로 10명의 군인이 숨졌고 민간인 부상자도 7명이나 된다.

지난 4일 오전 공군 방공포대의 미사일 오발 (誤發)에 이어 이날밤 강원도고성군 육군부대에서 무반동총 불발탄이 터져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6일 새벽에는 해병부대의 야간사격 훈련중 발사된 조명탄이 경기도고양시 가정집에 떨어져 주민 1명이 다쳤다.

군당국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관련자를 엄중 문책키로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와 관련, "철저한 사고경위 조사와 책임소재를 규명하라" 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잇따른 사고의 전반적인 조사와 함께 군 수뇌부에 대한 인책이 점쳐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천용택 (千容宅) 국방장관의 인책.사퇴를 요구했으며, 국회는 8일 국방위를 소집한다.

◇ 조명탄 오발사고 = 6일 오전 2시40분쯤 경기도 김포 해병사단에서 1백55㎜ 조명탄 포사격 훈련중 발사한 조명탄 탄피가 고양시 구산동 韓길순 (83.여) 씨 집에 떨어졌다.

탄피는 포대사병이 훈련중 포조작 미숙으로 원래 탄착지점인 한강에서 8백m 벗어난 민가에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조명탄은 직경 15.5㎝.길이 45㎝.무게 8㎏의 1백55㎜. 조명탄은 베란다 유리창 4장, 20㎝ 두께의 보일러, 30㎝ 두께의 작은 방 벽, 장롱, 20㎝ 두께의 화장실 벽을 차례로 뚫고 변기를 망가뜨린 뒤 욕실 바닥에 떨어졌다.

韓씨의 아들 임종운 (林鍾運.41.농업) 씨는 " '쾅' 하는 굉음에 놀라 잠을 깨보니 어머니가 무너져내린 콘크리트 벽체더미와 장롱 잔해에 깔려 신음하고 있었다" 고 말했다.

◇ 불발탄 폭발사고 = 4일 오후 9시쯤 강원도고성군 육군 뇌종부대 철책지역 소초 (내무반) 옆 휴게실에서 90㎜ 무반동총 불발탄이 폭발, 강창원 (21) 상병 등 사병 3명이 숨지고 이충렬 (20) 일병 등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군당국의 조사결과 숨진 강상병은 지난 1일 공용화기 사격장에서 주워 몰래 보관해오던 무반동총 불발탄을 분해하다 신관을 건드린 것으로 밝혀졌다.

◇ 문책인사 = 군당국은 육군.공군.해병대별로 실시하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지휘와 관리책임을 물어 강력한 문책인사를 단행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군의 안전사고가 대북 햇볕정책 때문에 기강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대책수립과 함께 관계자 인책을 촉구했다.

◇ 미사일 오발사고 조사결과 = 군당국은 나이키 미사일 발사 직후 전국 각지에 배치된 2백여기의 나이키 미사일에 대한 일제점검에 들어갔다.

조사결과 미사일은 발사대로부터 서북방향으로 1㎞ 떨어진 지점에서 고도 1~1.5㎞ 지점에서 폭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병건 기자, 고성 = 이찬호 기자, 고양 =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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