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프로는 여럿 있지만 방송사를 옮겨 가면서까지 명맥을 이어온 프로는 'EBS 장학퀴즈' (일 오후4시40분)가 유일하다.
73년 2월 MBC에서 시작한 이 고교생 퀴즈 프로는 그래도 방송에 건강함이 감돌던 시절엔 잔잔한 인기와 화제를 모았다.
학생들 사이에선 또래 집단의 스타로 데뷔하는 등용문이기도 했다.
이 프로에 출연했던 시인 최영미씨는 "참 즐거웠던 기억" 이라고 회고한다.
하지만 시청률이 방송사의 유일한 관심이 되면서 96년 10월 이 프로는 막을 내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지만 방송사의 결정은 단호했다.
다행히도 EBS가 97년 1월부터 '장학퀴즈' 를 되살렸다.
후원사인 ㈜SK의 신념도 큰 몫을 했다.
SK측은 "고 (故) 최종현 회장도 이 프로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셨다" 고 말한다.
출연하는 학생들의 외양만큼이나 장학퀴즈 형식도 변해왔다.
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의 발랄한 모습을 담아오는 '학교천하' 와 영화 문제를 푸는 '시네마 X파일' 이 고정 코너로 편입됐다.
6일로 장학퀴즈가 EBS에서 1백회를 맞는다.
MBC 시절 이 프로를 연출했던 주철환PD, 국회의원 홍사덕씨, 야구해설가 하일성씨, SBS 앵커 한수진씨 등이 특별출연해 학생들과 퀴즈 대결을 벌인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장학퀴즈를 이끌어 가겠다" 는 것이 EBS와 SK측의 공통된 각오다.
강주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