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복 “혹 떼러 갔다가 혹 붙이고 오는 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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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복 북한 민주화포럼 대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뒤 북한 아태위원회와 개성관광 정상화 등 5개항을 합의한 데 대해“혹을 떼러 갔다가 혹을 붙이고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PBC 평화방송‘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서다.

이 대표는 “남북관계의 막힌 곳을 뚫기 위해서는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적절한 사과와 해명, 재발방지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북한이 남북관계에 대해 성의를 갖고 있다면 몇일 전에 동해에서 예인해 간 연안호 선원과 선체를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성 공단 문제도 임금인상이나 토지 임대료 인상 같은 기존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북한의 입장이 깨끗이 정리되지 않으면 정상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8ㆍ15 경축사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발표나 평양의 합의 내용을 보면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것은 가면이고 실제로는 옛날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때의 정부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연안호 선원 송환 문제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되어야 하는데 지금 그것을 감춰놓고 무슨 뒷골목 뒷방 거래하듯 하는 것은 남북관계가 여전히 비정상적인 틀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북 특사에 대해서도 “특사라는 것은 우리가 줄 게 있어서 가는 것이지 받아오려 가는 특사를, 저쪽에서 청하지도 않는 특사를 우리가 보낼 수는 없다”며 “지금 자꾸 특사 이야기를 하는 것은 가서 뭘 주고 오라는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 뭘 주느냐. 북한이 몰리고 있는 마지막 5분에서 우리가 풀어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바보짓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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