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갤러리 '전용석전'…만화.사진등 타장르 활용볼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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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동아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전용석의 '신림동에서 - 가벼운 무거움에 대하여' 는 두가지 점에서 예의주시할 만 하다.

하나는 관람객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상상력의 곁가지에 주목해 관람객과 의사소통을 꿈꾸는 작가의 태도다.

(작가는 그 연상의 공간을 '홈통' 이라고 표현한다. ) 전용석은 자신의 작품이 던져주는 불완전한 정보가 감상하는 이의 능동적인 '해독 행위' 로 완전해진다고 생각한다.

상황의 구체적 묘사나 작가가 친절하게 달아 놓은 제목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의 찰나적인 연상 작용에서 수많은 중간 장면들이 삽입되고 삭제된다는 것. '고야의 견지에서 바라보다' 나 '찢어지기 전' '무제' '다시 보기' 등에 숨어있는 작가의 의도가 담긴 다양한 힌트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나름대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다른 하나는 만화와 사진 등 인접장르로의 침범이 단순한 엿보기가 아닌 '완결성을 지닌 드로잉 작업' 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 그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장면을 사진이나 만화로 보다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을 때 굳이 그림으로 그려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 고 설명한다.

사족 하나. 동아갤러리는 동아그룹 내부 구조조정으로 올 연말 문을 닫는다.

이 전시회가 마지막 기획전인 셈. 미술계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화랑 기획전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이 작가를 주목한다' 와 공산미술제 개최 등으로 신인 등용문의 역할을 묵묵이 해 온 이 화랑이 그려온 궤적이 결코 소소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전용석 전 역시 올해로 5회를 맞는 공산미술제의 결실이다 (3회 우수상 수상) .24일까지. 02 - 317 - 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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