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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방한 사흘째 표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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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방한 사흘째를 맞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2일 미2사단 및 오산공군기지 방문, 장병들과 한국에 체류중인 미국인들을 격려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지하핵시설 의혹 등을 의식했는지 북한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주한 미군의 자긍심을 북돋우기 위해 많은 배려를 했다.

오산기지측도 이같은 클린턴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임시연설대를 U - 2기 격납고 앞에 설치하고 주변에는 신형 전투기 등을 집중배치. 미2사단도 클린턴 대통령과 장병들이 악수하는 주변에 미군 브래들리 장갑차.한국군 K - 1 탱크 등을 도열시켰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오산기지 연설에서 "우리는 아주 훌륭한 우방, 한국과 같이 일하고 있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어려운 고난을 뚫고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갖고 대통령이 된 지도자" 라며 金대통령과 한국에 대한 우의를 표시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오산기지를 방문한 오후 3시40분쯤 기지에는 주한미군 장병 및 가족 3천5백여명이 운집.

야전점퍼를 입은 클린턴 대통령은 조지프 허드 미 7공군사령관의 영접을 받으며 임시로 마련된 U - 2정찰기 격납고 앞 연설대에 올라 "여러분이 여기서 하는 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모든 미국 국민의 이름으로 감사드린다" 며 연설을 시작.

그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50년전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해 미군을 이 땅에 파견했고, 여러분은 지금까지 세계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인 업무라는 게 전시가 아니라도 항상 위험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 말한 뒤 지난 6월 장갑차 사고로 숨진 미군 4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추모의 뜻을 표했다.

한편 장병들은 클린턴 대통령이 다음주 목요일 추수감사절 선물로 공짜 전화카드를 선물한다고 할 때와 예산이 확보되는대로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얘기를 할 때는 "대통령 고마워요" 라며 환호를 지르는 등 연설장은 사뭇 축제 분위기.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기지를 찾은 틸럴리 주한 미군사령관도 클린턴 대통령에 앞서 즉석 연설을 통해 "주한미군은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것" 이라며 "모든 장병들은 자부심을 갖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해달라" 고 당부.

임시로 설치된 연설장은 F - 16 (팰컨).A - 10 (탱크킬러).HH - 53 (특수작전용 헬기) 등으로 둘러싸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클린턴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앞쪽에 서있던 장병 수십여명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격려. 이어 격납고 안에 마련된 휴게실로 들어가 미군 간부들과 커피를 마시며 환담하다가 1시간여 뒤 헬기편으로 귀경했다.

행사장엔 주한 미군방송인 AFKN 뿐 아니라 로이터.AP.UPI 등 주요 외국통신사들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신문사 기자들 50여명이 몰려와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에 앞서 클린턴 대통령은 오후 1시10분쯤 경기도 포천 소재 미2사단 훈련장을 방문, 1시간30분동안 체류. 클린턴 대통령은 사열장에서 양국 장병 70여명과 악수를 한 뒤 미 2사단장으로부터 기념메달을 전달받았다.

이날 진급하는 매트 프리킷 상병에게 계급장을 직접 달아주기도. 그는 또 이날 생일을 맞은 찰스 토머스 상사에게 "25년간의 군 복무를 치하한다" 며 즉석에서 장병들에게 생일 축하노래를 불러줄 것을 제의,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친밀감을 과시.

이어 미군 막사로 이동, 기념촬영을 원하는 장병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사진을 찍고 인근 식당에서 장병들과 함께 전투식량으로 점심식사.

○…클린턴 대통령은 오전 11시20분쯤 숙소인 하얏트호텔 부근 용산 미8군기지내 메모리얼 교회의 주일예배에 참석. 주한 미군사령관 틸럴리 대장과 군목인 제리 로빈슨 대령, 미8군 군인.가족 및 미 대사관 직원 가족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로빈슨 대령의 사회와 설교로 30여분간 진행된 예배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특별한 인사말 없이 일반 신도석에 앉아 차분하고 경건하게 예배를 드렸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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