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고어 회동…한미 정책 공조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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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은 1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POGH호텔에서 앨 고어 미국부통령과 만나 북한의 지하핵시설 의혹 등에 관한 대북 (對北) 정책 공조방안과 양국간 철강.쇠고기 교역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고어 부통령측의 요청으로 50분간 이뤄진 이날 요담에서 金대통령은 우리의 햇볕정책에 대해 미국이 지속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고, 고어 부통령은 우리의 대미 (對美) 철강수출 증가와 미국산쇠고기 수입감소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고어 부통령은 이날 "빌 클린턴 대통령이 수일내에 방한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 밝혀 방한이 당초예정대로 성사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 金대통령은 "남북문제는 북한의 지하핵시설.미사일발사 등 부정적인 면과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경제협력 활성화 등 긍정적인 면이 교차하고 있다" 고 전제하고 "양국이 안보태세를 철저히 갖춰 대비하는 동시에 긍정적인 면을 최대한 육성토록 함께 노력하자" 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어 부통령은 "미국은 한국의 햇볕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 이라고 지지의사를 분명히 했다.

반면 고어 부통령은 최근 미국의 한국산철강 수입급증을 지적하며 한국철강업체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보조금 지급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또 우리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큰 진전이 없는 이유에도 관심을 표명했다.

金대통령은 이에 대해 국내 철강업계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일절 없으며 대기업 구조조정은 연말까지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이에 앞서 존 하워드 호주총리.장 크레티앵 캐나다총리.프레이 칠레대통령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金대통령은 프레이 대통령과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 추진을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콸라룸푸르 =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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