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외자도입 성공사례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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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벤처 또는 전기.전자 등 첨단업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외자 유치가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무선호출기를 생산하는 와이드텔레콤 (대표 김재명) 은 지난달 30일 대만 긴포 (金寶) 그룹의 자회사인 칼콤프 (CAL - COMP) 전자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 25%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2백만달러를 유치했다.

와이드텔레콤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PCS (개인휴대통신) 쇼에 무선 호출기를 출품해 호평을 얻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 매출은 3백억원에 이르고 내년에는 올해의 두배인 6백억원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기업.

이 회사 관계자는 "긴포그룹이 무선호출기와 단말기 관련 기술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우리 회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며 "유치한 2백만달러는 PDA 무선통신 단말기 등 신규 사업 진출 및 기술 개발에 투입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위성수신기기.산업용앰프 등을 만드는 케드콤 (대표 김영수) 도 지난 10월 룩셈브루크 증시에서 유로 전환사채 (CB) 를 발행, 8백만달러 규모의 외자를 끌어 왔다.

케드콤의 이종관 이사는 "이 돈을 멀티미디어 신규 투자 사업과 차입금 상환용으로 사용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이동전화단말기 생산업체인 벤처기업 어필텔레콤 (대표 이규형) 역시 지난달 다국적 통신장비업체인 미 모토롤라에게 지분의 51%를 넘겨 주되 현 경영진이 계속 경영을 담당하는 조건으로 4천5백만달러를 유치했다.

지난 94년 광역무선호출기 제작사로 출발한 이 회사는 올해 5월 초소형 '어필 PCS폰' 을 출시, 주력 상품을 무선호출기에서 PCS로 성공적으로 전환시켰으며 지난해 11월 제1회 벤처기업전국대회에선 대통령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필 관계자는 "우리는 셀룰러폰의 연구.개발.생산을 담당하고 모토롤라는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고 밝혔다.

이밖에도 현재 외자 유치협상을 활발히 진행중인 중기도 적지 않다.

자동차 키박스를 생산하는 신창전기는 최근 미국 PRW사 등과 50% 안팎의 지분을 넘겨주는 것을 전제로 약 2백5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는 협상을 전개중이다.

신창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침체로 해외진출.신기술개발 등을 모색하고 있어 외자 유치 등을 통한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 이라며 "현재 경영권과 투자 규모를 놓고 다소 협상이 지연되고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타결될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또 양방향 정보통신기기.무선호출기 등을 생산하는 씨앤아이 (대표 이순) 도 현재 캐나다의 벤처캐피털 등 10여 곳과 지분 35%를 넘기는 조건으로 1천만달러를 유치하는 협상을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이밖에 지난 4일 서울 신라호텔에선 비트컴퓨터.로커스.메디다스 등 45개 벤처 기업들이 자딘플레밍.GE캐피털 등 50개 외국 투자기관들을 초청, 해외투자유치 포럼을 개최, 대대적인 투자 유치 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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