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파벌 실세 노나카 관방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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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 내각이 건재한 이면에는 노나카 히로무 (野中廣務) 관방장관의 리더십이 있다.

6선인 그는 자민당내 오부치 파벌의 핵심으로 정권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인물이다.

정부정책 외에 국회대책도 그가 주도하면서 자민당 3역의 입지는 예전 같지가 않다.

지난 임시국회때 금융회생 관련 8개 법안이 성립된 것은 그의 돌파력에 힘입은 바 크다.

그는 법안에 따라 야당안을 통째로 받아들이거나 정책연합 파트너를 바꾸는 물밑협상의 중심에 서 있었다.

최근에는 자유당.공명당과의 연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참의원에서의 여소야대 극복을 위해서다.

지난 8월말 북한 로켓발사 소동때는 전세기 운항중지 등 대북 제재조치를 주도했다.

90년 자민당 방북단 멤버로 참가해 북.일수교 교섭의 길을 연 이후 자민당의 대북 파이프라인이었던 그는 당시 착잡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내각출범 후에는 예절문제를 들어 오키나와 (沖繩) 현 부지사의 면회요청을 거절해 강골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노나카가 실력자 자리를 굳힌 것은 '싸움의 달인' 으로 불릴 정도로 추진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는 독설 (毒舌) 로도 유명하다.

'이게 아니다' 고 생각하면 각료.동료의원을 가리지 않는다.

도쿄 = 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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