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째 앨범내고 전국 순회대형콘서트 갖는 조용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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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그의 별명은 '작은 거인' 에서부터 '젊은 오빠' '가왕 (歌王)' 까지 다양하다.한국 가요계의 초슈퍼스타 조용필. 그가 가요 인생 30년을 중간결산하는 새 음반을 냈다.

80년 '창밖의 여자' 이후 17번째 정규앨범. 70년대 작품까지 계산하면 21번째다. 이번 음반의 타이틀은 '야망' .시대적 고통을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아픔' 으로 하려했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쪽이 낫겠다 싶어 이렇게 정했단다.

시대 분위기에 걸맞게 이번 음반에 수록된 곡들에선 주위를 감싸안는 따뜻한 느낌이 든다.

강한 비트나 화려한 멜로디를 피하고 단순하고 차분한 쪽을 택했다.

몇몇 곡에는 드럼을 아예 사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특별히 신경을 썼다.

여기에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같은 세계적 가수의 음반제작에 참여했던 미국인 케빈 클락이 믹싱을 맡아 더욱 매끄러운 분위기가 난다.

아름다운 가사도 이러한 안정감을 살려주는데 한몫 한다.

그는 '안부마저 묻기도 정말 미안한 지금/친구야 기대보기로 해 지친 어깨를 (친구의 아침)' 이라거나 '삶에 부딪혀 서글플 때면 이걸 기억해 봐/행복은 언제까지나 마음 속에 있다고 (작은 천국)' 라며 우리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진다.

트로트곡 '기다리는 아픔' 이나 스스로 작곡한 발라드곡 '소망' 등에서도 진한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

음반계 최악의 불황에도 이 앨범이 발매 1주일만에 3만여장이나 판매되는 것을 보면 팬들도 그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것 같다.

"한없이 침체에 빠진 이 시대에 자그마한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 그는 이러한 소망을 담아 전국 순회공연을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대구를 시작으로 7~9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을 비롯, 전주.광주.천안 등을 누빈다.

14~20일에는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팬들과의 교감을 다지는 '작은 무대' 를 연다.

내년초까지 20여회의 공연을 가질 예정.

"사실 음악 인생 30년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잘 안 다가옵니다. 계속 음악에 대해 고민하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인지 지나온 세월이 그리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노래할 수 있는 그날까지 일선에서 뛰겠습니다. " 앞으로도 록.발라드.트로트를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을 벌이겠다는 각오다.

02 - 555 - 5420.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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