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소다 "최희섭도 내 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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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섭(左)이 다저스 입단 첫 공식 기자회견 후 토미 라소다 수석부사장과 나란히 서서 활짝 웃고 있다. 라소다는 "박찬호는 첫째, 최희섭은 둘째 아들"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

"초이는 내 아들이다."

지난달 31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빅초이' 최희섭(25)이 다저스에서 성대한 환영 인사를 받았다.

최희섭은 4일 로스앤젤레스 코리안타운에 있는 서울국제공원에서 이적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레이드 이후 으레 여는 자리였지만 이 자리에는 프랭크 매코트 구단주, 폴 디포데스타 단장 등 다저스의 실력자들이 총출동했다. 이례적인 일. 다저스의 전 감독으로 지금은 수석 부사장인 토미 라소다는 아예 '양아버지'를 자처하고 나섰다.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를 '코리안 빅리거 1호'로 길러냈던 그는 "박찬호가 다저스에서 성공을 거뒀듯 최희섭도 그럴 것"이라고 입을 뗀 뒤 "찬호가 큰아들이라면, 희섭은 내 둘째아들"이라고 말해 현장에 모인 200여명에게서 큰 박수를 받았다.

매코트 구단주는 "최희섭은 다저스의 주축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포데스타 단장도 "최희섭은 놀라온 힘으로 수많은 홈런을 쳐낼 것"이라고 최희섭의 실력을 확신했다. 또 "왼손투수 등판 때는 선발에서 제외하겠다"는 짐 트레이시 감독의 최근 발언에 대해 "최희섭이 아직 약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3년 안에 '붙박이 1루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LA카운티 시의원 등 지역 유명인사들도 참석했고, 지역 어린이 야구클럽 회원 수십명도 찾아왔다. CBS.NBC.LA타임스 등 유력 언론사 기자들도 몰려들어 취재경쟁을 했다. 2년차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는 더 이상 화려할 수 없는 '전입신고'였다.

이런 환대에 최희섭은 "(박)찬호 형이 뛰는 것을 보며, 어려서부터 다저스에서 뛰는 상상을 해왔다. 실제로 한달 전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꿈을 꾸기도 했다"며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이곳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최희섭은 이날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다. 이적 후 첫 결장으로, 파이리츠가 왼손투수 올리버 페레스를 선발로 등판시킨 데 따른 것이다. 1루는 숀 그린이 맡았고, 다저스는 3-2로 이겼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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