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폭로한 ‘파주 공사입찰 로비’ 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경찰은 이날 이 교수로부터 건설사가 건넸다는 상품권과 ‘잘 봐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담겨 있는 휴대전화, 건설사 관계자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CD 등을 임의 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경찰은 이 교수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 뒤 발주기관인 파주시에서 공사 관련 서류를 압수해 평가위원 선정 경위와 명단 사전 유출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상품권 제공의 당사자로 거론된 K건설 영업팀장 J과장을 불러 이 교수에게 상품권을 건넸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파주시 교하신도시 복합커뮤티니센터 건립 공사 입찰에는 3개사가 참여했다. 파주시는 설계(70%)와 가격(30%)을 종합평가했으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K건설이 지난달 24일 공사권을 따냈다. 평가에는 교수·연구원·파주시 관계자 등 10명이 참여했다.

파주시는 K건설의 금품 로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시공사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지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파주시는 평가위원 명단이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 “공개 추첨으로 위원들을 선정한 뒤 함께 모여 버스로 이동하고 휴대전화를 보관해 두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조달청도 낙찰자 선정을 재검토 하겠다고 나섰다. 수사 결과 로비가 사실로 확인되면 조달청은 K건설의 낙찰자 자격을 취소하고, 국가계약법에 따른 부정당업자로 간주해 제재할 방침이다. 부정당업자로 지정되면 뇌물액에 따라 3개월부터 최장 2년간 공공발주 공사에 입찰하는 것이 금지된다.

파주시는 교하신도시 입주민의 편의를 위해 복합커뮤니티센터 2곳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커뮤니티센터 1’은 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2만8485㎡ 규모로 문화·청소년·노인복지·체육시설과 주민센터 등이 들어서며 예산은 690억원으로 잡혀 있다. ‘커뮤니티센터 2’는 590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2만3180㎡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며 2011년 6월 완공 예정이다.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