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백야 3.98'“지루하다”지적에 부분 재촬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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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추락하는 SBS '백야 3.98' .추석 연휴를 앞두고 SBS는 독한 처방을 내렸다.

'사전 전작제' 라는 명예에 손상을 입으면서까지 선택한 고육책은 '부분 재촬영' .게다가 5~6일로 나눠 방영하지 않고 '추석 특별편성' 임을 내세워 5일 2시간 집중방영을 해 시청률 상승효과를 노렸다.

비상이 걸릴 법도 한 것이 32.2%로 출발, 평균 30%대를 유지하던 시청률이 4주째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해 지난달 28일엔 19.7%로 바닥을 두드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편당 제작비 2억8천만원을 쏟아부으며 남성 시청자를 겨냥한 '선 굵은 드라마' 가 좌초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재촬영의 핵심은 스토리 강화. 이는 "어렵다" "지루하다" 는 시청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의식한 것이다.

"음악과 영상만으로 끌고 가는 부분이 많다 보니 무리가 있었다.

회상 장면, 말없이 마주치는 장면 등에 대사를 집어 넣어 다시 찍었다" 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대사가 들어가면서 구체화하는 부분은 심은하.최민수.이병헌의 삼각관계. 경빈과 아나스타샤의 어정쩡한 관계가 적극적인 애정 표현을 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다.

그간 여옥 - 대치 ( '여명의 눈동자' ) , 혜린 - 태수 ( '모래시계) 처럼 김종학PD의 작품마다 어김없이 인구에 회자되던 '러브 스토리' 가 이번엔 생각만큼 터져주질 않아 초조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음 주에 방영될 13부에선 고오간의 총에 맞은 택형을 아나스타샤가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이 광경을 경빈이 목격하면서 흑거미의 정체를 의심하게 되는 장면 등이 추가돼 극적인 재미가 더할 전망이다.

최경식씨의 음악도 빠른 템포로 재편곡해 이미지 쇄신을 측면지원할 예정. 달라진 '백야' , 얼마만큼 달라졌고 시청자들은 과연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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