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팽년 편찬 '설원기'번역서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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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누른 티끌이 맑은 하늘 뒤덮는데/서풍에 부채 들어 더럽힐까 싫어하네/크게 사례하겠나니 저녁구름 비가 되어/더럽혀진 옷자락을 말끔히 씻어다오. " 고려말 충절로 이름을 날린 운암공 (雲巖公) 차원부 (車原부.1320~1398)가 남긴 유작시다.

몰락해가는 고려왕조에 대한 신의를 지키고 새로 일어선 조선왕조의 폭정을 한탄하고 있다.

목숨을 바칠지언정 선비의 절개만은 저버리지 않았던 차원부의 강직한 삶을

담은 '설원기 (雪寃記)' 가 차문 (車門) 문헌편찬위원회에 의해 번역됐다.

차원부는 포은 (圃隱) 정몽주 (鄭夢周) 와 함께 의리와 명분을 지키다 조선왕조에 희생된 고려말 충신. 그의 사후 58년만에 왕명을 받은 박팽년 (朴彭年) 이 편찬한 책이 '설원기' 다.

처참한 죽음과 멸문지화를 입은 그의 억울함을 후세에 씻어준 것. 사소한 이익에 바람처럼 흔들리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의 고귀함을 한껏 느끼게 한다.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은 "인간 본연의 순수하고 착한 인성을 일깨워준다" 고 했다.

비매품. 02 - 583 - 9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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