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열린강좌 큰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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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과거에 공개강좌는 거의 학생회의 전유물이었다.

주로 학생회가 특정주제의 강좌를 개설해 많은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왔다.

이런 가운데 가톨릭대가 공개강좌를 개설해 학점화를 추진하고 있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가톨릭대는 경제.노동.분단.통일.평화.인권.역사청산.여성.문화 등 사회적 쟁점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열린강좌' 를 개설하고 이를 학점에 반영한다는 것. 이미 지난 22일 박노해 시인의 강연을 출발점으로 '열린강좌' 를 시작한 이 대학에서는 우선 학점화의 중간단계로서 학생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토록 하고 이를 학점에 일정부분 반영키로 했다.

이 대학이 '열린강좌' 를 학점화하게 된 것은 경제적 위기와 학부제 도입으로 교양교육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사의 미래 주역인 대학생들이 현장의 생생한 고민과 경험, 오랜 사색, 깊은 식견을 직접 접함으로써 역동적 지식인을 길러내고자 하는 의도에서다.

이같은 시도에 대해 학생들도 매우 반기고 있다.

박시인의 '변화하는 시대, 참사람의 길' 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1천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3시간30분동안 같이 울고 웃고 환호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이날 강연 요지는 신세대 문화를 배척해야 할 것이 아니라 더불어 호흡해야 한다는 내용. 30일 손석춘 전 언노련위원장을 초빙해 '한국의 언론과 권력' 이라는 주제의 두번째 강좌에 이어 10월 21일 백태웅씨의 '새로운 천년과 지식인의 역할' , 11월 4일 정윤광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씨의 '21세기 한국사회와 노동자의 위상' , 11월 18일 임진택 (연출가) 씨의 '21세기를 향한 대중문화의 모색' 이라는 주제로 강좌가 이뤄질 예정이다.

박시인의 강의를 들은 김은영 (국사학과.3년) 씨는 "역사적 주인공들로부터 생생한 체험과 생각을 직접 듣고 질문할 수 있는 좋은 강의였다" 고 평가했다.

김창호 학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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