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평 미용실 인기 끌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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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선릉역 지하도, 신발가게와 식품점 사이에 3.3m²(1평) 남짓한 연 그린색 부스가 설치돼 있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은 ‘뭐하는 곳이지?’라는 궁금증에 부스 안을 들여다 본다. 이곳은 지난달 생긴 미용실 ‘안테나샵’이다. 헤어샵 프랜차이즈 업체 ㈜저스트컷은 최근 일본의 이ㆍ미용업체인 ‘큐비하우스’ 와 제휴를 맺고 선릉역에 공중 전화박스처럼 생긴 부스를 3개 들여놓았다. 부스 내부는 미용 좌석, 거울, 인터넷 모니터가 각각 하나씩 들어가 있다.

미용실이라면 머리를 씻는 일이 기본인데 1평밖에 되지 않는, 그것도 수도(水道) 상황이 여의치 않는 지하철 내에서 머리를 감을 수 있을까. 신호승 본부장은 “우주인식 건식 샴푸를 쓰기 때문에 물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저스트 컷이 자체 개발한 이 샴푸는 천연 휘발성분이 포함된 거품이 두피와 모발에 있는 먼지를 공기중으로 날려버린다는 것이 신 본부장의 설명이다. 또 부직포로 된 특수 티슈를 사용해 얼굴이나 목 등에 붙은 모발을 깨끗이 닦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본부장은 “전국 8만6000여 이ㆍ미용실에서 1년간 사용하는 물의 양은 소양강댐 최대 저수량의 1/16”이라며 “하루 성인이 쓰는 물 량 중 12리터가 세발에 들어가는 자료를 수치화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미용실은 환경측면에서도 물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기본 남녀 커트비용은 6000원으로 기존 미용실보다 저렴하다. 지하철 역에 자리하고 있어 지리적으로도 이용이 편리하다. 대기 표시등이 있어 멀리서도 이용 여부를 알 수 있다. 머리 감는 시간이 단축돼 커트 소요 시간이 다소 짧다. 미용사가 직접 우주인식 건식 샴푸로 머리를 감겨준다. 신 본부장은 일부 저가 화장품 업체가 포화상태인 지상 매장에서 지하로 내려온 것을 주목했다.

‘저스트컷’은 올해 말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70여 곳에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지하철, 쇼핑몰, 대형할인마트, 철도역 등에도 미용실을 열 예정이다. 그는 “이ㆍ미용 서비스는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다. 지하철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공간ㆍ설비의 제약을 받지 않고 가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신 본부장은 또 일자리 창출도 올해 목표로 정했다. 동원대학 헤어아트 전공학과 졸업 예정 학생의 취업을 ‘저스트컷’과 연계해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일본 ‘큐비하우스’는 일본, 싱가폴, 홍콩 등 400여 곳에 체인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세발 서비스는 없다고 한다. ‘털어만 주는’ 문화 차이 때문이라는 것. ‘저스트컷’은 27일부터 일주일 간 선릉역점의 50% 할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지은 기자
사진제공:저스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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