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대전,하위권이지만 '인기 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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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축구 98현대컵 K리그에서 3승9패로 10개 팀중 9위 (17일 현재) .득점 11에 실점은 23 (승점 7) .현재 꼴찌인 천안 일화 (승점 5)에 객관적 전력이 한참 뒤져 조만간 최하위로 추락할 것으로 보이는 대전 시티즌. 그러나 축구관계자들은 대전이 프로축구 열기를 살린 1등 공신이라는데 아무런 이견을 달지 않는다.

대전은 김기복감독의 공격축구 철학에 따라 '지지 않는 경기' 보다 '이기는 경기' 를 펼치는 팀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 등 구단의 지원이 거의 없는 약체 전력의 신생팀이라 '이기는 경기' 를 하려다 보면 대부분 '지는 경기' 로 끝을 맺지만 대전의 공격축구 패턴은 변하지 않는다.

대전은 지난 7월 26일 부산 대우의 신예 안정환에게 3호 골을 내주었고 지난달 26일엔 현대의 월드컵스타 유상철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했다.

상대팀의 스타 공격수들을 밀착 마크해 최소한의 팀 체면을 세우려하기보다 1승이라도 더 건져보려는 팀 전술 때문이었다.

대전은 이러한 고집으로 올시즌 3승을 거뒀으며 한편으론 한국축구의 인기 폭발에 한몫을 했다.

60년대 명스트라이커였던 김감독은 "축구팬들을 위한다면 아무리 심판 판정에 불만이 많아도 경기를 중단시켜서는 안된다" 는 원칙에 따라 경기 중에는 무조건 심판 판정에 승복하는 감독. 94년부터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으로 2년여간 연맹 행정을 이끌어와 팀성적보다 흥행이 중요한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력상 전패팀" 이라는 대전의 창단감독을 맡아 4승을 올리며 정규리그 당당 7위에 오른 김감독은 '눈물의 승리수당' 을 선수단 회식비로 내놓았었다.

김감독은 내년 시즌엔 대전을 '빅4' 로 올리며 명문팀으로 도약시킬 포부를 갖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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