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나가와 역 승무원들이 항상 웃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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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시나가와(品川)역은 도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면서 붐비는 기차역 중 하나다. 하루 이용객만 25만명이 넘는다. 도쿄를 한 바퀴 도는 JR 야마노테(山手)선이 지나가며 한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하네다 공항과 게이큐(京急) 공항선으로 곧바로 연결된다. 시나가와에서 게이큐선(요금은 400엔)을 타면 19분만에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다.

시나가와-하네다, 시나가와-요코하마 등을 연결하는 전철을 운영하고 있는 게이힌(京浜)급행전철 주식회사는 최근 시나가와 역 구내에 ‘미소 측정기’를 설치했다. 역 구내에서 안내를 맡거나 열차에 탑승하는 승무원들이 열차에 오르기 전에 줄무늬 스카프와 파란 모자를 쓰고 옷 매무새를 가다듬은 뒤 마지막으로 거치는 코스다. 물론 강제 조항은 아니다. 자신의 웃는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승무원만 이용하도록 했다.

승무원이 디지털 카메라가 장착된 컴퓨터 앞에 앉아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웃음 점수’가 나온다. 굳은 얼굴 표정을 지으면 ‘스마일 0’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나타난다. 밝고 환하게 웃는 표정을 지으면 ‘스마일 70’이라는 점수가 나온다. 만점은 100점.

‘미소 측정기’는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는 수많은 고객들과 만나는 승무원들이 밝은 표정으로 고객을 맞이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시스템이다. 게이힌 급행전철은 시나가와 역 외에도 유동 인구가 많은 역에 ‘미소 측정기’를 설치했다.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72개의 역 가운데 15개다.

게이힌의 홍보 담당 다카하시 다이치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스템은 직원들이 일을 하러 가기 전에 새롭게 마음가짐을 해도록 해주며 자신의 웃는 표정을 확인하지 못하는 요즘과 같이 바쁜 사람들에게 우리의 웃는 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볼 수 있게 도와 준다”고 말했다.

이준희 대학생 인턴기자 한림대 디지털 콘텐츠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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