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화가가 만든 화가 이야기 '바스키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영화 '바스키아' 는 27세의 나이로 요절한 미국화가 쟝 미셸 바스키아의 일생을 그린 것으로 대중성이 없다는 이유로 수입되고도 개봉되지 못한 작품이다.

하지만 최근 개관된 미술관 아트선재센터가 18일부터 지하1층에 마련한 2백5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18일 개봉해 빛을 보게 됐다.

한 달 동안 오후7시, 9시 1일 2회 (월요일은 휴관)에 한해 상영되는 형태지만 미술가가 만든 미술영화를 미술관에서 상영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쟝 미셸은 갑자기 타올라 빨간 연기를 내뿜고 결국은 재가 되어버렸다" 는 감독 줄리앙 슈나벨의 말처럼 바스키아는 어릴 적 그를 데리고 미술관을 찾았던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남겨둔 채 약물과다 복용으로 88년에 생을 마감했다.

영화는 아티스트를 소재로 했지만, 사변적인 전개보단 뮤직비디오처럼 감성이 넘치는 영상이나 음악을 택했다.

어린아이같은 그림을 그리던 바스키아의 자유스러운 면모, 하지만 스타가 되면서 더욱 더 고독해진 그의 내면은 영화 구석구석에 배치된 바스키아의 그림들과 어울려 독특한 영상을 자아낸다.

감독 줄리앙 슈나벨은 미국의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바스키아의 동료이기도 했던 그는 영화에 나오는 바스키아의 그림을 모두 직접 그렸다.

극중에선 게리 올드먼이 줄리앙의 역할을 맡았다.

영화엔 메리 분, 앤디 워홀 등 미술계의 명사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앤디 워홀 역은 그 자신이 바스키아 작품의 수집가이기도 한 가수 데이빗 보위가 맡아 열연, 눈길을 끈다.

바스키아역을 맡은 제프리 라이트를 비롯, 베네치아 델 토로, 데니스 호퍼, 크리스토퍼 워큰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접하는 재미도 남다르다.

이은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