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마저 … 갈수록 냉동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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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가운데 하루 거래가 1000주도 채 되지 않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거래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할 우량주조차 거래가 끊기다시피 하고 있다.

◆우량주 거래도 한산=우량주로 꼽히는 업종별 1, 2위 주식의 거래대금이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시가총액 비중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시가총액의 4.2%를 차지하는 포스코의 7월(1~27일)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거래소 전체 하루평균 거래대금의 2.4%에 그쳤다.

SK텔레콤도 거래대금 비중(1.7%)은 시가총액 비중(4%)의 절반에 못 미쳤다. 한전.S-Oil.우리금융지주 등 업종 1, 2위 주의 거래도 대부분 부진하다. 우량주의 거래가 부진한 것은 시장 전망 자체가 불투명한 데다 유통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우량주로 꼽히는 업종 1, 2위 종목의 발행주식 중 최대주주와 외국인 보유분을 제외한 유통가능 물량은 27일 현재 전체 발행 주식의 30%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34%보다 4%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한라공조의 경우 실제로 유통 가능한 주식은 전체 주식의 6%에 불과하다. INI스틸.우리금융지주.국민은행.한국전력공사.대림산업 등도 유통주식 비율이 7~9%대에 그치고 있다.

이 밖에 SK는 지난해 말 37.8%에서 27일 현재 21.1%로, CJ는 41.7%에서 29.5%로 크게 줄었다. 엔씨소프트는 33.2%에서 22.9%로, 한솔제지는 50.6%에서 41.9%로, 삼성전자는 27.4%에서 18.8%로 줄었다.

올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우량주에 집중되고 최대주주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늘리면서 정작 투자자들이 살 수 있는 주식 비중은 낮아진 것이다.

◆얼어붙은 시장=지난 4월 하루 평균 2조8959억원에 이르던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1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들어서는 연중 최저치 수준인 1조2000억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거래가 거의 끊긴 종목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8일 하루 거래량이 1000주 미만인 종목은 상장사 653개 가운데 97개(14.9%)였다. 4월엔 하루평균 1000주 미만 거래 종목은 28개였다.

28일 하루종일 한 주도 거래되지 않은 종목도 조흥화학.태창기업.세원정공 등 10개에 이르렀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이처럼 유통주식 비율이 낮고 거래대금도 적은 것은 많은 물량이 대주주나 외국인들 손에 묶여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최근 들어 우량주들의 최대 매수자였던 외국인들까지 손을 놓거나 방어적인 매수세만 보여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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