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첫 대학극단 창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성균관대학이 국내최초로 대학극단을 창단, 첫 작품으로 반골지식인 심산 김창숙의 일대기를 다룬 '나는 누구냐' (이윤택 작.연출) 를 오는 10~12일 서울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대학극단은 같은 대학 연극동아리나 연극영화학과 출신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모여 만든 기존의 극단과 달리, 재원을 포함해 대학의 직접적인 후원을 받는 정식 소속단체. 성대측은 성대대학극단 (대표 김동옥) 을 연구교류처 산하에 두고, 연간 5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인력면에서는 현역배우.스텝이 다수 포함된 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재학생, 앞으로 개설될 학부 연극학과 재학생.졸업생 등 '성대사람' 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이번 창단공연에서처럼 한동안은 외부의 중견 배우와 연출가에게 폭넓은 문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

'나는 누구냐' 의 연출가로 초청된 이윤택은 "대학극단은 상업적 수지에 짓눌리지 않고 실험적인 무대를 만들 수 있는 대안적 장치" 라면서 극단에 기대를 드러내는 동시에 "심산의 일대기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은 대한민국 지식인의 족보를 캐는 작업" 이라고 이번 무대에 관심을 부추긴다.

성대 대학극단측은 성균관대 설립자이기도 한 심산의 일대기를 성균관대 건학6백주년 기념공연으로 올리는 한편, 이후 극단의 고정레퍼토리로 전국 각 고교에서 공연할 것도 추진 중이다.

극단대표 김동옥영문과교수는 "매년 대학홍보를 위해 쓰는 예산이 수억원에 달한다" 면서 대학극단운영이 거둘 수 있는 또다른 효과를 지적한다.

이후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