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우승하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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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4일 한국시리즈 직행의 샴페인을 터뜨린 '98현대호' 는 이제 국내 프로야구 역대 최강팀으로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쓸 참이다.

'브레이크 없는 질주' 로 표현되는 현대의 1위 확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뿌린만큼 거둔다 = 박경완 (9억원) 과 조규제 (6억원) .미국.일본을 오가는 장기 전지훈련. '안되면 되게 한다' 는 식의 추진력. 'IMF 시즌' 의 바람을 타고 현대의 과감한 투자는 상대들을 주눅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현장에서 마주치는 선수들의 분위기 차이는 '한수 접고' 들어가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보이지 않는 손 엘리트 3김 = 투수 김시진.타격 김용철.주루 김일권. 국내 프로야구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올해 현대코치로 부임한 3총사는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현장감각' 에서 다른 팀 벤치를 앞섰다.

'스타 출신은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는 야구계 정설에 '우리는 엘리트를 선호한다' 고 정면으로 맞선 현대 프런트의 승리다.

◇실패를 성공으로 바꾼 여우 = 부임 첫해 한국시리즈 진출의 쾌거를 이뤘던 김재박 감독은 지난해 6위로 추락하고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그 아픔의 눈물은 올해 환희의 눈물로 변했다.

'여우' 로 통하는 김감독은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다른 팀 감독들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기는 것밖에 모른다" 는 팬들의 비난도 감수했다. 이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덕이다.

수원 =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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