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아시아 새 호랑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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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도 경제가 현재의 연 8%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머잖아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모건 스탠리가 전망했다.

◆ 인도 시장 급팽창=모건스탠리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체탄 아히야와 앤디시에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 전망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서 인도를 '아시아의 새로운 호랑이'에 비유했다. 인도 경제가 연간 8% 성장하고 인도인들이 중국인처럼 활발한 소비형태를 보일 경우 인도 자동차 시장은 4년 안에 중국시장의 두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낮춰 잡아 연 평균 6% 성장에 그치고 인도인들의 자동차 구입 열기가 중국인만 못하다 해도 8년 뒤면 미국.일본.중국에 이어 세계 4위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됐다.

이 나라 통신시장도 주목된다. 유선전화 가입자수는 4650만명에서 7년 안에 중국의 현재 가입자수와 맞먹는 2억95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모건 스탠리는 예상했다.

◆ 인도의 약점과 강점=인도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한 선결 과제도 적잖다. 인도 경제가 지난해 8%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커 왔지만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는 중국의 7%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같은 기간 4800억달러가 들어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저축률이 24%에 불과한 것도 자본축적을 옥죄는 요인이다. 중국의 저축률은 39%에 달한다. 또 산업용 전기요금이 중국의 두배로 세계 최고 수준인 것도 큰 부담이다. 인도 내 발전량의 5분의 3 정도가 요금을 제대로 못받기 때문이다. 농민들에게 전기를 무료 공급하는 일이 흔하고 전기배선을 끌어다 몰래 쓰는 도전(盜電) 행위도 심심찮다.

인도의 수입관세율(15%)이 중국(3%)보다 훨씬 높다는 점, 기초교육 부족으로 중국보다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뛰어난 부분도 많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하버드대의 대니 로드릭 교수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는 언론 자유가 보장돼 있고 은행.증권시장 같은 시장경제 인프라가 중국보다 앞서 있다"고 평했다.

중국이 시장경제 진전과 함께 사회체제 변화 충격에 대처해야 하지만 인도는 그런 부담이 적은 점도 지적됐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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