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후반기 경기전망…불안한 4강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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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어떤 화가가 길거리에서 막노동꾼을 봤다.

헝클어진 머리, 깊게 파인 주름살, 땟국물이 흐르는 허름한 옷. 화가는 당장 모델로 쓰기로 했다.

모델료를 주면서 내일 화실로 오라고 했다.

막노동꾼은 당장 목욕탕에 가서 목욕하고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다듬었다.

그리고 한벌밖에 없는 양복을 입고 화실에 나타났다.

요즘 프로축구가 이와 비슷하다.

화끈한 골잔치, 신세대 스타들의 등장, 심판들의 엄격한 휘슬 등이 어우러져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심판들의 휘슬은 무뎌지고, 골은 터지지 않고, 스타들은 상대 수비에 꽁꽁 묶였다.

구름처럼 모여든 관중 때문에 신이 났는지 선수들은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하프라인부터 철저한 맨투맨 수비로 상대 스타들을 꼼짝못하게 만든다.

프로축구 현대컵 K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팀당 18게임중 9게임씩을 치른 3일 현재 판도는 수원 삼성.울산 현대.포항.부산 대우의 4강 구도다.

초반 7연승을 달렸던 삼성은 2연패를 당해 주춤한 상태로 1위 삼성과 6위 전남의 승점차가 불과 6점이어서 언제든 뒤집기가 가능하다.

전반기 45게임에서 총 1백41골이 터져 게임당 3.13골을 기록했고 총 71만9천6백19명 (평균 1만5천9백92명) 이 축구장을 찾았다.

그러나 득점은 7월말~8월초를 정점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동국 (포항).고종수 (삼성).안정환 (대우) 등 신세대 스타들은 수천명씩의 관중을 몰고다니며 프로축구 중흥의 발판을 마련했다.

5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에서는 팀순위와 함께 개인상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고정운 (포항) 과 김현석 (현대) 은 최초의 40 - 40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유상철 (현대.7골) 과 미하이.데니스 (이상 삼성) , 이동국.김도근 (전남) , 박성배 (전북.이상 5골) 의 득점왕 경쟁도 치열하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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