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에 생긴 암 자기뼈 이식해서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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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자신의 어깨뼈로 팔에 생긴 골육종을 치료하는 수술이 골육종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김병석 (金炳奭) 교수는 지난 95년과 96년 각각 팔에 생긴 골육종을 제거한 뒤 어깨뼈를 대신 이식해주는 골육종 자가골 (自家骨) 이식술을 받은 鄭모 (6) 양과 尹모 (9) 군이 수술 후 39개월과 2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되지 않았다고 최근 발표했다.

골육종이란 뼈에 생긴 암으로 매년 인구 1백만명당 1.7명 꼴로 발생한다.

지금까진 암을 떼어낸 뒤 인공 뼈나 기증시신에서 떼어낸 동종 골 (同種骨) 을 이식해왔다.

그러나 인공 뼈나 동종 골은 대부분 수입돼 개당 1천만원 가까운 비용이 드는 것이 흠이었다.

게다가 인공 뼈는 금속과 맞물려 접촉하는 뼈 부분이 녹아내려 5년 정도 밖에 버티지 못하며 동종 골은 남의 뼈라 쉽게 골절되고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도 우려됐었다.

그러나 자신의 어깨뼈를 대신 이식해주는 자가골이식술은 일체의 재료비가 들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2주간의 입원비와 수술비를 모두 합쳐 치료비용은 2~3백만원 가량. 수술방법은 어깨뼈를 인대와 연골.혈관이 부착된 상태로 통째로 잘라내 팔의 골육종을 제거한 부위에 연결해주는 것. 암덩어리를 제거한 뼈의 길이가 10㎝가량 되어도 이식이 가능하다.

金교수는 "어깨뼈는 체중을 지탱하거나 움직일 때 하중을 견뎌 내야하는 다른 뼈와 달리 어깨 속의 신경과 혈관을 외부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만 갖고 있으므로 수술을 위해 잘라내도 큰 지장이 없다" 고 설명했다.

단점은 어깨의 움직임이 아무래도 자연스럽지 못한 것. 그러나 수술 당시 어깨근육과 신경의 기능을 제대로 보존해주면 재활치료를 통해 어깨의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金교수는 보고 있다.

그러나 팔의 윗쪽뼈가 아닌 다른 부위의 뼈에 생긴 골육종엔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

어깨뼈를 이용한 골육종 자가골이식술은 92년 독일에서 처음 성공했으며 국내에서 수술성공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혜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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