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세상 보는 눈 넓혀 주려 평택~독도 1777㎞ 뱃길 떠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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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대1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대학생 104명이 1777㎞의 뱃길을 떠난다. 경기도 평택을 출발해 백령도·목포·여수를 거쳐 독도에 이른다. 해병대 훈련부터 선상 토론회, 해녀와의 만남, 고기잡이 체험, 외도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경험한다. 독도에서는 다큐멘터리 영화 ‘미안하다 독도야’를 연출한 최현묵 감독과 우리 국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름하여 ‘해양영토 대장정’이다.

대장정을 기획한 사람은 최낙정(56·사진) 해양문화재단 이사장이다. 그는 다음달 5일 선발된 대학생들과 함께 ‘13일 간의 뱃길’을 떠난다. 최 이사장은 197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퇴임할 때까지 28년간 해양 전문 관료로 활동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조선회사를 갖고 있는 나라가 바다의 중요성은 너무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 아쉬움 때문에 이번 행사를 계획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안정적인 공기업, 성공을 담보해 주는 법학대학원만 좋아하는 것 같다. 젊은이다운 패기가 아쉽다”는 것이 더 큰 이유다.

그는 “배 위에서 대학생들과 해양산업을 논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고 싶다”고 말했다. 광복절인 15일에는 독도 수호를 위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2012년 엑스포가 열리는 여수에서는 해양시대의 미래를 놓고 젊은이들과 토론도 펼친다. 최 이사장은 “대학생들이 해양시대에 대해 고민하고 꿈꿔볼 수 있도록 백진현 국제해양법재판관,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등 유명 인사를 연사로 섭외했다”고 말했다.

이번 항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중국·일본으로도 뱃머리를 돌릴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2009년에 펼쳐질 2회 대장정부터는 한·중·일 등 동북아 국가 대학생을 모집해 도쿄·톈진 등 동아시아 항구 도시를 돌아보는 대장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 이사장은 올 하반기부터 해양 인재 육성을 위한 사업도 진행키로 했다. 해양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추진하면서 해양 분야에 진출하는 학생들을 위한 영어 트레이닝도 마련한다. 그는 “글로벌 시대에 맞는 해양 인재를 키우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글=이현택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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