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펜데레츠키 페스티벌' 우리연주자 대거 초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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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폴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65회 생일을 맞아 오는 9월18일부터 10월10일까지 그의 고향인 크라코프에서 그의 음악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펜데레츠키 페스티벌' 이 열린다.

공연과 심포지엄으로 구성된 이 페스티벌에서는 이미 발표된 그의 관현악.합창곡.실내악 외에 8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초연됐던 오페라 '검은 가면' 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국인 연주자 (단체) 들이 대거 초청받았다는 점. 18일 개막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씨가 라이프치히 방송교향악단과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협주곡 제2번' 을 연주한다.

또 27일 프라하심포니가 연주하는 펜데레츠키의 '테데움' 에서는 소프라노 이병렬씨가 독창자로 나선다.

그리고 화음체임버오케스트라는 10월6일 펜데레츠키의 '현을 위한 신포니에타' 를 비롯, 바르톡의 '디베르티멘토' , 엘가의 '서주와 알레그로' 등을 연주한다.

부천시향과 대구시립합창단도 초청을 받았으나 IMF이후 지자체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들어 참가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는 후문. 71년부터 세계 전역을 누비면서 자작곡은 물론 현대음악에 탁월한 해석력을 자랑하는 지휘자로도 활동 중인 펜데레츠키가 한국과 인연을 처음 맺은 것은 지난 92년 8월. 문화부가 광복절 경축 작품으로 위촉한 교향곡 '한국' 초연을 위해 KBS교향악단을 지휘했다.

대편성 관현악으로 우리 민요 '새야 새야' 를 용해시킨 이 작품은 30분짜리 단악장 교향곡. 이듬해 로린 마젤 지휘의 피츠버그 심포니가 연주했고 지난 96년 개작됐다.

또 펜데레츠키는 96 대구 현대음악제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펜데레츠키는 동갑내기인 헨릭 고레츠키와 더불어 폴란드가 자랑하는 현대음악의 거장.

악기의 음색과 그 연장인 목소리 (人聲)에 관심이 많은 그는 '히로시마 원폭피해자를 위한 애가' , 폴란드 노조운동을 소재로 한 '눈물의 골짜기' , 아우슈비츠 희생자들을 위한 '분노의 날' 등 사회고발성 짙은 문제작을 발표하면서 세계음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누가 수난곡' '폴란드 레퀴엠' 등 90여편의 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신낭만주의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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