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중고생 책 읽을곳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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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책 좀 읽어라. " 어른들에게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는 말이다.

그러나 정작 책을 찾을 곳도, 읽을 곳도 청소년들에게는 마땅치 않다.

동네 서점에서는 구하고 싶은 책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번 버스를 갈아타고 시내 대형서점을 찾는 것은 여간 번거롭지 않다.

또 청소년 주머니 사정으로는 매번 새 책 사기가 여의치 않다.

그래서 책 빌릴 곳을 찾아 인근 대여점에 들르면 일본 만화책만 가득할 뿐 양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국가에서 운영한다는 서울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 본관은 중고생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

일반인을 위한 도서관 시설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서적에서부터 문학류까지 거의 모든 책이 구비돼 있다는 곳에 청소년은 들어가 보지도 못한다.

시립 도서관 등은 그나마 청소년에게 개방돼 있지만 책을 대여하는데는 복잡한 절차가 따른다.

한번은 책을 빌리려다 직원이 주민등록등본을 떼어오라고 해 아연실색한 적도 있다.

또 책 찾는 방식도 시대에 뒤떨어져 원하는 책을 정확히 찾기도 어렵다.

청소년의 문화공간이 없다는 말은 무수히 들어왔다.

책을 읽고 싶을 때 언제든지 읽을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주희 <학생.서문여고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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