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1차 중도금 5억원을 내야 할 때가 되자 김씨 등이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했다. K씨가 10억원을 지인으로부터 빌리기로 했고 김씨 등은 이번엔 150억원권 수표 보관 확인서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K씨는 돈을 빌리기로 한 지인과 함께 김씨 등을 만났다. 김씨는 “은행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수표 확인을 해보자”고 말한 뒤 K씨 앞에서 스피커폰을 켜놓고 전화를 걸어 수표 확인을 했다. 그러나 K씨가 평소 알고 있던 ARS 번호와 다른 점을 이상하게 여겨 다시 전화를 걸어본 결과 수표의 액면 금액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김씨와 박씨를 위조 유가증권 행사 및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박씨는 지난 5월 함께 출소하면서 이번 범행을 공모했다. 조사 결과 100억원권 수표(사진)는 2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150억원권 수표는 15만원짜리 수표를 액면가만 지우고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김씨 등은 은행 ARS를 통해 수표의 진위를 확인하는 점을 이용해 가짜 ARS까지 준비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박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