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쫓는 일본 도깨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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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호 04면

나마하게(なまはげ)는 ‘일본 도깨비’쯤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아키타를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다. 친근한 이미지가 강한 한국의 도깨비와 달리 나마하게는 칼을 든 섬뜩한 표정으로, 보는 이를 주눅들게 하는 것이 색다른 특징이다. 공항은 물론이고 아키타 전 지역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을 만큼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아키타 오가(男鹿) 지방에서는 매년 섣달 그믐날(음력 12월 31일) ‘나마하게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마하게와 만나는 오가신잔계승관
아키타 오가 지방의 오가신잔계승관을 찾으면 나마하게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4개의 주제별로 나뉜 방에서는 관련 역사와 문화,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가면을 소개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나마하게 가면과 의상을 걸치고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변신 코너는 인기가 높다. 또 시간대별로 ‘나마하게 행사’를 재현하고 있어

나마하게의 고향이라는 오가 지방의 이채로운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나마하게’라는 말엔 게으른 마음을 걷어내어 성실하게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나마하게 행사’ 역시 이 의미의 연장선상이라고 보면 된다. 섣달 그믐날 나마하게들은 각 가정을 방문해 한 해의 반성을 이끌어 내고 다가올 새해에 가족의 안녕과 풍작을 기원한다. 이 행사는 1978년 일본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제로 지정됐다.

성모 마리아의 눈물, 성체봉사회
아키타 성체봉사회 수녀원 경당에 모셔 놓은 성모 마리아상은 75년부터 현재까지 총 101회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유명하다. 눈물의 목격자가 2000명이 넘는다. 눈물이 흐르는 모양과 시간, 양 등은 발현 때마다 달랐다고 한다. 눈물의 양이 많아 발끝까지 고이기도 했고 뺨에 물방울이 맺히기도 했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 이 눈물의 일부를 아키타 대학에서 분석한 결과 “인간의 체액, 즉 눈물이다”는 결론을 냈으며 84년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기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이 기적의 성모 마리아상을 만나기 위해 매년 수많은 해외 신자의 성지 순례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전통 형식으로 지어진 성당 건물과 더불어 십자가의 길과 수녀들이 직접 가꾼 간결하고 소박한 정원도 인상적이다.

아키타 관련 관광 문의
한진관광:1566-1155, www.kal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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