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한방으로 완치 간암치료법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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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연세의료원 암센터 이종태 (李鍾太) 교수 연구팀은 5일 "그동안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말기 간암을 단 1회 주사요법으로 부작용없이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 7일 발표회를 가질 예정" 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방사성 동위원소인 홀뮴 (Holmium - 166) 을 이용, 암세포가 직경 10㎝ 이상으로 커진 말기 간암환자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을 1년여의 연구끝에 개발해 1차 임상시험을 마쳤다" 고 말했다.

연구팀은 "방사성 동위원소에 의한 암치료는 암세포를 파괴하는 동위원소를 암세포에만 고정시키는 기술이 관건이었다" 며 "홀뮴 동위원소에 키토산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홀뮴 - 키토산 복합체' 를 만들어냄으로써 그것이 가능했다" 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치료법으로 7명의 말기 간암환자를 임상시험한 결과 3명은 체내 동위원소의 지속적인 작용으로 두달만에 완치됐으며 아직 두달이 경과하지 않은 나머지 4명도 암세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현저한 치료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치료과정에서 탈모나 저항력 저하 등 기존의 방사선.약물요법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종전에도 홀뮴을 이용한 암 치료가 있었으나 직경 3㎝ 미만의 간암에만 효과가 있었다.

연구팀은 "새 치료법이 간암 외에 뇌종양.신장암.식도암.골육종.악성흑색종 등의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93년 간암으로 숨진 장강재 (張康在) 전 한국일보 회장의 유지와 연구비 (20억원) 지원으로 '장강재 종양학 석좌교수' 인 김병수 (金炳洙) 총장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

연구팀은 새 치료법을 미국에 특허출원했으며, 오는 7일 오전 11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발표회엔 김종필 (金鍾泌) 국무총리서리와 한승헌 (韓勝憲) 감사원장서리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국민의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3.4명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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