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버스정류장 한곳에 모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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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공기업에 근무하는 신정수(45)씨는 업무차 KTX를 이용해 서울을 자주 찾는다. 신씨는 서울역에 내린 뒤에는 목적지까지 대부분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요금 부담 탓에 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정류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어느 곳에서 타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행인들에게 물어봐도 어느 정류장으로 가야 하는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서울역 주변의 이 같은 불편이 25일부터는 크게 덜어질 것 같다.


서울시 고인석 도로기획관은 9일 “서울역 주변 10여 곳에 흩어져 있는 버스 정류장과 택시 정거장을 한데 모은 ‘대중교통 환승센터’(조감도)를 만들어 25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울역은 하루 평균 2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한다. 고 기획관은 “서울역은 버스와 기차, 지하철 간 환승 동선이 너무 길다”며 “특히 버스정류장은 서울역에서 700~1000m 떨어진 지역에 10여 개가 흩어져 있어 이용하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다.

서울역과 건너편 대우빌딩 사이 도로에 들어서는 환승센터에는 버스 중앙정류장 4곳과 가로변 정류장 1곳이 설치된다. 이렇게 되면 버스 23대가 동시에, 시간당 920여 대가 정차할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역 주변을 통과하는 버스의 대부분인 90여 개 노선버스를 환승센터로 모을 계획이다. 기존의 버스 정류장은 대부분 없앨 방침이다. 다만 서울역우체국 앞 광역버스 정류장과 숭례문 인근 정류장 등 일부는 남겨둘 예정이다. 환승센터 조성과 함께 남대문로에도 버스전용차로와 중앙정류장 1개가 설치됐다.

환승센터의 버스정류장에서 지하철 1·4호선 역사(驛舍)로 바로 연결되는 폭 6.5m, 길이 37m의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된다. 이에 따라 철도와 지하철·버스를 갈아타는 데 걸리는 시간이 현행 10~12분에서 3분 이내로 줄어들 전망이다. 택시 정차 공간도 크게 늘어난다.

서울시 마국준 도로교통시설담당관은 “그동안 서울역과 대우빌딩 사이를 오갈 때 복잡한 지하도를 이용해야 했던 불편을 덜기 위해 횡단보도를 설치한다”며 “환승센터 일대에 가로수를 심고 간이 대합실도 만들어 시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이 대합실에는 동영상과 문자 등을 나타내는 유리벽이 설치된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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