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미르 최악의 포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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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도와 파키스탄의 접경지역 카슈미르의 전운이 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양측이 벌이고 있는 핵무기 개발 경쟁이 본격 핵전쟁으로 비화되는 사태까지를 우려하며 위기 진화에 비상이 걸렸다.

한편 양국은 국경분쟁에 따른 정치.경제적 후유증으로 내부적으론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포격전 현황 = 지난 5월 양측의 핵실험 이후 개시된 산발적 무력충돌이 지난달 30일부터는 양상을 달리해 격렬한 포격전이 5일째 접어든 3일 양측 사망자가 모두 90명에 이르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확인된 사망자가 인도 34명, 파키스탄 56명. 특히 이번 무력충돌은 지난 71년 이래 최악의 포격전으로 양쪽 군대가 초비상 경계태세에 돌입하는 등 양국간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인도령 카슈미르 주민들은 이날 포격전을 피해 탈출한 뒤 "지난 65년과 71년 인.파전쟁 이후 최악의 포격전이 벌어졌으며 예광탄과 포화의 섬광들로 밤하늘이 대낮같이 밝아지는 등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고 입을 모았다.

인근 파키스탄내 무장 이슬람 단체도 카슈미르에 집결, 인도군에 게릴라 공격을 가하면서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50여년동안 영토분쟁을 벌여온 갈등지역. 지난 5월 양국의 핵실험 강행에 따라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카슈미르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양측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동원하는 최악의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는 위험지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양국의 핵실험 이후 서방 관측통들은 양국간 군사적 불균형.핵통제장치 미비 등으로 인해 양국간에 우발적인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미국은 "인도.파키스탄간 긴장이 냉전 당시 미.소간 긴장보다 심각한 상태" 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미.일 등 국제사회는 양국간 긴장완화의 핵심인 카슈미르 문제 해결을 위해 특사파견.양국간 회담 중재 등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핵실험 강행에 따른 정치.경제적 후유증도 긴장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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