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국방부 홈피 공격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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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비롯한 일부 정부 사이트와 대형 사이트들이 7일 오후 ‘디도스(DDos) 공격’을 당해 접속 장애를 겪는 초유의 인터넷 대란이 발생했다. 또 국내에서 백악관·국무부·국방부 등 미국 정부 사이트들과의 접속도 수시간 동안 불통됐다.

이날 오후 7시쯤부터 청와대 홈페이지(www.president.go.kr)를 비롯해 국회·국방부 사이트가 접속 자체가 안 되거나 접속 시에도 속도가 느려지는 상태에 빠졌다.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www.naver.com)의 e-메일과 쪽지 기능도 불통됐고, 옥션(www.auction.co.kr) 등 대형 상거래 사이트도 접속이 차단됐다. 인터넷뱅킹을 하는 일부 은행 사이트에서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네티즌의 정부 사이트 접속이 막히고, 포털 사이트 가입자 등 네티즌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비슷한 시간 국내에서 백악관(www.whitehouse.gov)과 미 국방부(www.defenselink.mil) 홈페이지 접속도 막혔다.

사이버 공간에서 이처럼 혼선이 이어지자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밤늦게 보도자료를 내 “대량 유해 트래픽을 수반하는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국내 일부 사이트에 접속이 되지 않거나 지연됐다”며 “사법기관과 공조를 통해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도 “7일 오후부터 행정안전부로부터 국방부에 연결되는 일반 인터넷망이 공격을 받아 오후 6시20분부터 이 인터넷망을 차단하고 부처 전용 인트라넷만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이날 “오후 6시50분쯤부터 일부 기능의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오류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원인을 파악해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지사항을 사이트에 올렸다.

이와 관련,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디도스 공격은 2000년께 시작된 것으로, 해당 사이트의 정보를 빼내는 것보다는 과도한 트래픽을 걸어 접속을 차단하는 게 주목적”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중국발 공격인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강찬호·남궁욱·이나리 기자

◆디도스(DDoS) 공격=분산서비스거부 공격. 한 사이트에 동시에 수백만 대의 컴퓨터를 접속시켜 비정상적으로 트래픽을 늘림으로써 해당 사이트를 마비시켜 버리는 해킹 방법이다. 해커들은 이 공격을 위해 일반인들의 컴퓨터에 몰래 바이러스를 깔아 주인도 모르는 사이에 ‘공격용 숙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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